2025-10-26의 블로거 추천 신간도서

[북플 베스트 1위]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최은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 ISBN:9791141602642
정가: 15,000원 / 판매가: 13,500

한국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이 10회를 맞이했다. 「무진기행」의 작가 김승옥의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2013년 제정된 이 상은, 등단 10년 이상 작가들의 단편 중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며 한국문학의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순천시의 후원과 문학동네의 주관 아래, 블라인드 심사로 오직 작품의 완성도만을 평가하는 독보적 심사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수상작품집은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발표된 131편 중 최은미, 강화길, 김인숙, 김혜진, 배수아, 최진영, 황정은의 일곱 편을 엄선했다. 특히 네 번째로 수상 명단에 오른 최은미가 대상작 「김춘영」으로 1980년 사북항쟁을 배경으로 한 깊은 서사와 인간의 공포, 기억의 층위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봄에는 젊은작가상, 가을에는 김승옥’이라 불리며, 한국문단의 한 축으로 자리한 이 작품집은 챗지피티, 팔레스타인 학살, 사북항쟁 등 동시대의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10주년을 기념해 검은색과 금색으로 디자인된 표지는 문학의 영예와 독자에게 전하는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


[북플 베스트 2위]

삼국지 인생공부

김태현 지음, 나관중 원작 / PASCAL / 2025년 10월 / ISBN:9791186151808
정가: 19,500원 / 판매가: 17,550

진수의 『삼국지』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고대 전란 속에서 드러난 인간의 본성과 전략을 새롭게 조명한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남겨진 인물들의 말과 정치·전쟁·인간관계의 맥락을 담은 30개의 명문장을 뽑아 깊이 탐구하며, 관도대전·적벽대전·이릉대전 같은 장면을 통해 기만, 연합, 기회 포착 등 시대를 초월한 전술을 분석한다.

오늘을 사는 우리 역시 경쟁과 협력,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는 ‘인생 삼국지’를 치르고 있다. 저자는 조조의 결단, 유비의 포용, 제갈량의 전략, 사마의의 인내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이 책을 단순한 고전 해설이 아닌 자기 성찰과 미래 설계를 돕는 지혜의 지도로 제시한다.


[북플 베스트 3위]

쓰는 몸으로 살기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09월 / ISBN:9791172133245
정가: 20,000원 / 판매가: 18,000

글을 쓰는 많은 이들은 은연중에 독자를 ‘적’으로 생각한다. 상대를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법을 일러주는 글쓰기 강좌와 책이 쏟아지고, 나의 주장과 이야기를 관철시키기 위해 더욱 단단히 논리를 다듬는다. 그러나 언어는 나 하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글쓰기는 상대를 제압하는 게 아니라 상대와 공존하고 싶다는 메시지”이다.

강의실에서 서로 평어를 사용하는 독특한 수업 방식으로 화제된 언어학자 김진해(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쓰기란 “상대를 밀어내는 게 아니라, 내 쪽으로 당기는 일”이라 말한다. 이번 책 《쓰는 몸으로 살기》 역시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둘의 경험’으로서의 쓰기에 주목한다. 언어학자로서 다양한 언어의 본성을 몸의 감각으로 짚어내며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그렇다면 이때의 ‘쓰는 몸’은 무엇인가. 고착화된 표현이나 통념 너머 ‘말해지지 않는 것’을 살피는 눈, 나를 둘러싼 세계의 질서와 타인의 흔적을 글로 옮길 수 있는 섬세한 감각, 내 글에 기꺼이 타자의 자리를 만드는 유연함을 고루 갖춘 몸이다. 동시에 하나의 글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성찰하고 새로운 글로 흐르는 몸이다.

저자는 ‘좋은’ 글이란 머리가 아닌, ‘몸으로 쓰는’ 것이라 말한다. 이렇게 쓰인 글에는 세간의 글쓰기 법칙과 도식화된 요령이 통하지 않는다. 언어는 흐른다. 필연적으로 유연하다. 갇히고 고인 말은 생각을 낡게 한다. 쓰는 몸만이 끊임없는 글쓰기를 추구한다. 20년 넘게 언어를 탐구하고 글쓰기를 가르쳐온 저자는 글쓰기에 대한 성찰적 사유를 담아, 낡은 말을 깨부수고 새로운 말의 세계로 나아가는 법을 일러준다.


[북플 베스트 4위]

절창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9월 / ISBN:9791141602451
정가: 18,000원 / 판매가: 16,200

더이상의 수식이 필요치 않은 작가, 그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된 구병모의 장편소설 『절창』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장편소설 『파과』로 단단한 서사 장악력을, 『네 이웃의 식탁』으로 시대를 감지하는 예리한 시선을, 『상아의 문으로』로 심원한 문학적 상상력을, 소설집 『단 하나의 문장』과 『있을 법한 모든 것』으로 한계 없는 사유의 스펙트럼을 증명해온 구병모.

전 세계 십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고 뉴욕타임스 선정 ‘주목할 만한 책 100선’에 선정되었으며 영화화되어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와 ‘한국문학에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는 실험 정신’을 가장 주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김현문학패를 동시에 보유한 그는 이른바 문단과 대중 양쪽에서 열렬하고 공고한 지지를 받는 독특한 위치에 자리한 작가라 할 수 있다.

그런 그의 장편소설 『절창』은 누구보다 드넓은 문학적 영토를 지닌 구병모의 그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도 만족시킬 작품이라 할 만하다. 제목인 ‘절창切創’은 ‘베인 상처’라는 뜻으로, 상처에 접촉하는 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읽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언어로 쉽사리 정의 내릴 수 없는 기이한 사랑 이야기이기도 한 이 소설은 오독을 전제하지 않고는 읽을 수 없는 타인이라는 영원한 텍스트를 독해하고자 하는 행위, 그리고 그 행위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대한 깊은 성찰로 나아간다.


[북플 베스트 5위]

중앙유럽 왕국사

마틴 래디 지음, 박수철 옮김 / 까치 / 2025년 10월 / ISBN:9788972918837
정가: 38,000원 / 판매가: 34,200

『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에서 합스부르크 가문의 통사를 처음 소개함으로써 큰 사랑을 받은 마틴 래디가 이번에는 중앙유럽의 방대한 역사를 집대성하여 한 권에 담았다. 흔히 중앙유럽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을 의미하는 지리적 명칭으로 쓰이지만, 역사 속에서 이곳은 끊임없이 국경을 바꾸어가며 다양한 민족들이 상호 작용한 복합적 공간을 의미한다.

서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해 있다는 지정학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중앙유럽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아직까지 국내에 없었다. 명실상부 중앙유럽 역사의 최고 전문가인 마틴 래디는 중앙유럽의 왕국들이 공유해온 특유의 민주주의 전통과 귀족 문화, 각 민족들의 민간 전승 같은 찬란한 문명뿐만 아니라 인종 청소, 스탈린주의 등 어두운 역사까지 두루 조명하며 중앙유럽 역사의 독특함과 중요성을 소개한다.

중앙유럽은 중세부터 발전한 독특한 의회 문화를 기반으로 서유럽보다 먼저 민주주의를 실천했고, 이후에는 합스부르크-헝가리 제국, 프로이센 제국 등 강력한 국가 권력을 토대로 국민들의 계몽에 앞장섰다. 또한 다양한 민족들을 구분하기 위해 언어와 외모, 민간 전승을 깊이 연구함으로써 각각의 민족이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했다. 그러나 20세기에 이르러 강력한 국가 권력은 전체주의로, 민족주의는 인종학으로 변모했고, 중앙유럽을 인종 학살의 중심지로 전락시켰다. 이후 소련이 중앙유럽을 점령했고, 소련이 몰락한 후에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들의 무대가 되었다.  [more…]


[북플 베스트 6위]

장르의 해부학

존 트루비 지음, 신솔잎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10월 / ISBN:9791130670317
정가: 48,000원 / 판매가: 43,200

할리우드 최고의 스토리 컨설턴트이자 세계적인 시나리오 작가인 존 트루비는 30년 동안 1000편이 넘는 영화 시나리오에 참여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무수한 콘텐츠가 경쟁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장르를 낱낱이 파헤쳐야만 한다고 말한다. 대중이 끌리는 스토리에는 공통적인 스토리텔링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명의인 존 트루비는 장르의 기본 구성 요소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한 단계별 가이드를 제시한다.

14가지 주요 장르와 각 장르를 정의하는 비트를 분석하며 성공적인 스토리를 위한 필수 요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또한 하나의 스토리에 다양한 장르 요소를 결합하는 방법과 최고의 작가들이 이 결합을 사용해 차별화된 스토리를 세계적인 흥행 작품들은 모두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장르 혼합을 시도했다고 말한다.

다양한 장르가 인간의 다양한 요구와 욕구에 어떻게 호소하는지를 살펴보면 더 설득력 있고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들 수 있다. 1300여 편이 넘는 수많은 작품과 장르와 스토리를 분석하는 그의 입담에 빠져들다 보면 장르를 넘어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통찰까지 함께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자 하는 창작자라면 꼭 존 트루비의 장르 스토리텔링 필독서를 만나보자.


[북플 베스트 7위]

손자병법

손무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 ISBN:9791139728002
정가: 13,000원 / 판매가: 11,700

『손자병법』은 왜 2,500년 동안 고전의 자리를 지켜왔을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이 책이 말하는 승리의 본질은 단순히 “어떻게 이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위태롭지 않게 살 것인가”이기 때문이다. 싸워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지더라도 위태로워지지 않는 상태, 다시 탈탈 털고 일어설 수 있는 수천 년의 검증을 견뎌낸 지혜를 전하기 때문이다.

현대지성 클래식은 이 단단한 병법서를 오늘날 독자에게 맞게 재해석했다. 고전의 깊이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독자가 직접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97가지 역사적 사례와 47컷의 이미지로 풀어냈다. 항우의 몰락에서 배우는 감정 관리, 유방의 성공에서 터득하는 인재 활용, 제갈량의 지혜로 익히는 상황 판단, 링컨의 리더십으로 배우는 조직 운영까지… 이야기마다 ‘삶의 전략’이 녹아 있다.

특히 이번 판본은 각 편마다 상세한 해설과 원문 대조, 현대적 적용을 곁들여 독자들이 손자의 사상을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실천 지침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노자의 사상, 병법으로 읽는 비즈니스 전략, 삼십육계 해설을 담은 부록은 『손자병법』을 한층 넓고 깊게 확장시킨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손정의가 이 책에서 삶과 경영의 지혜를 길어 올린 이유는 여기에 있다. 『손자병법』은 고대의 전쟁사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반을 마련해 주는 최고의 전략 교과서다. 오늘 이 책을 집어든다면, 당신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손에 넣게 될 것이다.


[북플 베스트 8위]

사탄탱고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조원규 옮김 / 알마 / 2018년 05월 / ISBN:9791159921445
정가: 19,800원 / 판매가: 17,820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가 20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위원회는 “파멸의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다시 일깨우는 강렬하고 비전적인 작품”을 수상 이유로 밝히며, 그가 현대 문학이 잃어버린 ‘예언적 언어’의 가능성을 다시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사탄탱고>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대표작 가운데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헝가리의 작가주의 영화감독이자 전 세계 영화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거장 벨라 타르에 의해 1994년에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져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공산주의가 붕괴되어가던 1980년대 헝가리. 해체된 집단농장의 마을에 남아 가난과 불신의 늪에 빠져 무기력한 삶을 보내던 이들 사이에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1년 반 전에 죽은 것으로 알려진 이리미아시가 마을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그가 가을장마의 시작과 함께 귀환한다는 소식에 마을 사람들은 절망적인 삶에서 탈출할 수 있으리라는 달콤한 꿈에 부푸는 한편, 무언지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시달린다. 종 없이 들려오는 종소리와 보이지 않는 거미들이 친 거미줄이 세계의 몰락이라는 공포를 부추긴다. <사탄탱고>는 몰락한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모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고 끝내 쳇바퀴에 다시 포박되어 영원한 악순환을 이루는 과정을 절망의 묵시화로 그려낸다.


[북플 베스트 9위]

로마로 가는 길

캐서린 플레처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5년 10월 / ISBN:9791194263739
정가: 38,000원 / 판매가: 34,200

14개국에 걸친 현장 답사로 생생하게 집대성한 서양 문명의 근원, 로마 제국 도로망 2천년사. 고대 로마의 도로는 단순한 기반시설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이 세상과 자신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낸 최초의 문명 네트워크였다. 돌과 흙으로 다져진 길 위를 제국의 군대가 행진했고 상인과 순례자, 예술가와 왕이 지나갔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 길을 통해 신을 만났고, 지식을 전했으며, 제국의 권력은 길을 통해 세상을 지배했다.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교수이자 르네상스 및 근세 유럽사 연구로 이름을 떨친 영국의 역사학자 캐서린 플레처는 2천 년에 걸친 ‘로마의 길’에 대한 역사를 추적한다. 서기전 312년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가 건설한 비아 아피아에서 시작해 중세의 순례길 비아 프란치제나, 나폴레옹의 군사 도로, 무솔리니의 선전 거리, 그리고 오늘날 로마의 관광 코스에 이르기까지 플레처는 그동안의 연구와 14개국을 넘나드는 현장 답사를 결합해 길을 매개로 한 유럽 문명 2천 년의 변화사를 유려한 서사로 엮어냈다. 이 길에서 우리는 제국의 웅대한 유산과 인간의 끝없는 호기심, 문명이 걸어온 발걸음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단지 로마 제국의 유산을 다루는 역사서가 아니다. 도로를 통해 권력과 기억, 신앙과 예술, 지배와 저항이 교차하는 유럽의 심장부를 비추는 인문학적 탐사이자 “길은 문명의 거울이며, 인간의 발자취가 곧 역사다”라는 통찰로 귀결되는 서사적 명저다. 플레처는 묻는다. “로마 제국이 사라진 지 15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왜 여전히 로마의 길을 걷고 있는가?” 그 답이 바로 이 책 속에 있다.


[북플 베스트 10위]

부패의 언어

윌리엄 배스.존 제퍼슨 지음, 김성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 ISBN:9791171714452
정가: 23,000원 / 판매가: 20,700

미국 테네시주의 한 농장에서는 곤충, 박테리아, 청소동물의 도움을 받아 그 어떤 방해 없이 인간의 시체가 야외에서 부패된다. 이곳은 ‘시체 농장(Body Farm)’으로, 과학과 정의를 위해서 얕은 무덤에 묻히거나, 물에 잠기거나, 차 트렁크에 담긴 시체들의 부패 과정, 그 자연의 섭리를 연구하는 세계 최초의 연구소다. 이 책은 시체 농장을 설립한 저자가 ‘뼈 탐정’에 불과했던 유해 감식을 어떻게 ‘법의인류학’이라는 과학으로 발전시켰는지 50여 년간 겪은 에피소드를 따라 흥미롭게 펼쳐지는 논픽션이다.

우연한 선택이 인생을 바꾸는 경험을 사람들은 종종 한다. 이 책의 저자 윌리엄 배스 박사도 상담학을 전공하고 카운슬러가 된다는 미래를 꿈꿨지만, 순전히 재미로 선택한 교양 인류학 수업이 그의 인생을 180도 바꿔버린다. 인류학 교수의 제안으로 불에 타고 부러진 뼈로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미제 사건을 종결하는 과정에 큰 매력을 느낀 뒤 인류학으로 아예 전공을 바꾸게 된 것. 이후로 저자는 5000구가 넘는 인디언 유해를 발굴하고, 세계적으로 떠들썩했던 린드버그 아기 납치 사건의 유해를 감식하고, 아무도 모르게 살해당해 매장되거나 토막 난 유해의 신원을 밝혀냄으로써 지방 소도시 보안관 사무실에서 FB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법집행기관이 담당한 수백 개 사건의 해결을 도왔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슬프고도 경이로운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서 뼈 해부학, 법의곤충학, 인체 부패 연구 등 법의인류학이 새롭게 개척해낸 학문의 영역들, 그리고 죽은 인간이 겪은 사망의 종류와 사망 후 경과시간, 그리고 사망한 환경을 판별하는 연구가 발전하는 과정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더하여 저자의 뼈 해부학 설명과 부록에 담긴 골격 일러스트를 보고 나면, 독자 또한 희생자의 나이, 인종, 성별, 신장을 판별할 수 있게 되는 법의학의 ‘교양’을 얻을 수 있다.


출처 :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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