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 베스트 1위]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 ISBN:9791194530701
정가: 17,000원 / 판매가: 15,300

일본의 저명한 독문학자이자 괴테 전문가로, 독문학자가 천직일 수밖에 없겠다 싶은 이름을 가진 히로바 도이치는 결혼 25주년을 맞아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시던 홍차 티백 꼬리표에서 정체불명의 문장을 마주친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괴테의 이름과 함께 적혀있는 이 영어 문장은 평생 괴테 연구에 매진한 독문학자에게도 낯선 것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나중에 출처를 찾아볼 요량으로 티백의 꼬리표를 떼어 집에 돌아와 책상 앞 코르크판에 꽂아둔 그는 조만간 있을 방송 강연용 원고를 퇴고하던 도중 불현듯 그 정체불명의 문장이야 말로 자신의 괴테 연구의 진수를 한마디로 표현한 결정적인 문장일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후 도이치는 여러 판본의 괴테 전집을 뒤지고, 동료 연구자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하면서 문장의 출처를, 진위를 찾기 위한 탐색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 탐색은 어느 순간 창작을, 인용과 진실, 언어와 믿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의 삶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스물세 살의 젊은 작가 스즈키 유이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자 작가를 최초의 2000년대생 아쿠타가와상 수상자로 만들어준 작품. 연간 1,000권의 책을 읽는다는 다독가의 작품답게 작품 곳곳에는 괴테, 플라톤, 밀턴, 말라르메 등 방대한 인용문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지만, 그렇다고 해서 난해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어딘가 어리숙하고 사랑스러운 인물들의 일상이 잔잔하게 흘러가며 소설 후반부에 서로 연결되는 부분은 주인공 도이치가 작품 내내 천착하고 있는 명제 그 자체와도 맞닿아있다. 아쿠타가와상 수상 당시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새로운 문학의 탄생”이라고 극찬했고, 일본 언론은 그를 움베르토 에코, 칼비노, 보르헤스에 견주며 “일본 문학의 샛별”이라고 평했다. 이 소설이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작품으로 꾸준히 계속 만날 작가의 첫 번째 국내 번역 작품이 되길 기대한다.


[북플 베스트 2위]

침묵의 마법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 ISBN:9791141602802
정가: 23,000원 / 판매가: 20,700

『1913년, 세기의 여름』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베스트셀러 작가 플로리안 일리스의 작품으로, 유럽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생애와 작품이 어떻게 시대를 건너며 깊은 울림을 가져왔는지를 특유의 경쾌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펼쳐 보인다. 또한 그의 그림이 2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겪어온 찬사와 망각, 전유와 재발견의 역사를 흥미롭게 추적한다. 전기와 에세이, 그리고 문화사적 통찰이 교차하는 『침묵의 마법』은 한 예술가의 생애를 넘어, 한 화가가 창조해낸 한 ‘이미지’가 시대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드라마이기도 하다.

플로리안 일리스는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가 남긴 작품을 단순한 그림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는 이 그림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흘러다니는 일종의 정신, 시대의 감정과 욕망을 반영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 이미지가 어떻게 사랑받았고, 잊혔고, 왜 다시 돌아왔는지를, 한 편의 영화를 펼쳐 보이듯 세밀하고 생기 있게 서술한다. 책을 읽다보면 일상에서도 자주 마주치는 익숙한 예술작품들이 시대를 초월하여 현재 우리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그 탁월함이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자연스레 사유하고 깨닫게 된다.


[북플 베스트 3위]

파리 1919

마거릿 맥밀런 지음, 허승철 옮김 / 책과함께 / 2025년 11월 / ISBN:9791194263760
정가: 55,000원 / 판매가: 49,500

1919년 파리는 세계의 수도였다. 파리는 세계 정부, 세계의 상고법원, 세계 의회가 되었고, 공포와 희망의 초점이 되었다. 공식적으로 강화회의는 1920년까지 이어졌지만 첫 여섯 달이 가장 중요했다. 그 반년 동안 승전국의 네 거두, 즉 미국 대통령 윌슨, 프랑스 총리 클레망소, 영국 총리 로이드조지, 이탈리아 총리 오를란도는 소위 ‘4인 평의회’를 구성해 새로운 세계 질서와 평화 구축을 위한 중차대한 결정을 해나갔다. 그들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온갖 것들의 대변자가 무수히 많은 대의명분과 이해관계로 파리에 모였다. 범세계적 안보 조직 창설에서부터 신생 국가 수립, 국경 조정, 인권 신장, 전범국(사실은 패전국) 처벌 등등 균열 난 기존의 세계에 새로운 질서와 가치를 부여하려는 이합집산과 분투가 펼쳐졌다.

세계적인 근현대 국제관계 역사학자 마거릿 맥밀런의 대표작 《파리 1919》는 이 파란만장한 파리의 6개월을 생생하면서도 일목요연하게 그려낸다. 인물들의 개인사를 비롯해 최대한 당사자들이 직접 한 말로 전하는 이야기는 이해도와 현장감을 높인다. 책을 읽다 보면 ‘독일에 대한 가혹한 처벌로 2차 세계대전을 초래한 실패한 회담’으로만 알려진 파리 강화회의가 실제로는 얼마나 치열하고 다채로웠는지, 지금의 세계가 형성되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놀라게 될 것이다.


[북플 베스트 4위]

내일을 위한 역사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조민호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1월 / ISBN:9791140716425
정가: 21,000원 / 판매가: 18,900

21세기, 인류는 영구적 위기의 시대로 비틀거리며 들어서고 있다. 자원고갈, 양극화, 무관용, AI 리스크…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정치인과 언론은 최신 헤드라인과 SNS에 대응하느라 끝없는 ‘현재’에 갇혀 있고, 이른바 테크 구루들은 곧 우리를 구해줄 미래의 기술 혁신을 믿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쩌면 미래에 대한 희망은 앞이 아니라 뒤를 돌아보는 데서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사회철학자이자 문화사상가, 비영리 기구 ‘로마클럽’ 회원이며 대화 운동가인 로먼 크르즈나릭은 ‘응용역사applied history’의 접근법을 따라 이 단순하면서도 묵직한 질문에 대해 답해나간다.


[북플 베스트 5위]

미술관에서 우리가 놓친 것들

윌 곰퍼츠 지음, 주은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1월 / ISBN:9788925573052
정가: 28,000원 / 판매가: 25,200

전 영국 테이트 갤러리 관장이자 BBC 예술 담당 기자로서 대중에게 예술을 소개하는 역할을 해온 미술평론가 윌 곰퍼츠의 신간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추천 도서에 이름을 올리며 출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발칙한 현대미술사》와 《발칙한 예술가들》에 이어 세 번째 책이다.

바비칸 예술센터에서 예술 감독으로 활약 중인 윌 곰퍼츠가 이번에는 예술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독특한 보는 방식을 본격적으로 탐구한다. 책에서 다루는 서른한 명의 예술가는 제니퍼 패커 같은 현대 예술계의 젊은 작가부터 선사시대 조각상을 만든 이름 모를 장인까지 그 범위가 다양하다.

작가의 작품 하나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구성에 걸맞게 30여 점의 도판을 함께 실어 책의 가치를 높였다. 각 장의 제목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예술가마다 세상을 보는 방식에 이름을 붙인다.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은 고독에 대한 연구이고, 프리다 칼로가 겪은 고통은 그녀를 부서뜨리는 대신 그녀를 만들었다는 식이다.

이 책은 흔한 미술 교양서가 아니다. 유명한 작품 앞에서 도대체 뭘 봐야 할지 몰라 허둥대는 이들에게 친절한 작품 해설을 해주는 대신, 한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가 직접 그 마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바스키아 안경을 쓰고 1980년대 뉴욕 뒷골목을 헤매고, 엘 아나추이가 되어 버려진 병뚜껑을 줍는다. 그들의 삶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시선에서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면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보는 이로 하여금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감각과 사유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윌 곰퍼츠가 원하는 예술의 역할이다. 이 책은 전시를 즐겨 보는 이들뿐만 아니라 일상 속 풍요를 원하는 모두에게 유용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북플 베스트 6위]

형이상학적 동물들

클레어 맥 쿠얼.레이철 와이즈먼 지음, 이다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25년 11월 / ISBN:9791166893858
정가: 27,800원 / 판매가: 25,020

세계대전의 폐허 위에서 철학이 침묵하던 순간, 네 명의 여성 철학자 앤스콤, 풋, 미즐리, 머독은 철학을 삶의 자리로 되돌려 놓으려 했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행위와 책임은 무엇으로 성립하는지, 악은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폭격으로 부서진 거리와 일상의 현실 속에서 되묻는 그들의 사유는 철학을 다시 인간의 삶과 실존으로 끌어왔다.

전쟁과 기술, AI가 의미를 대체하는 시대에 이 책은 우리가 다시 무엇을 기준으로 행동하고 어떻게 타인과 세계를 바라봐야 하는지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네 철학자의 우정과 탐구로부터 출발한 이 성찰은 잃어버린 윤리적 감각을 되살리는 불씨가 되어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강력한 울림을 전한다.


[북플 베스트 7위]

인간 표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10월 / ISBN:9791170613237
정가: 18,800원 / 판매가: 16,920

2008년 『고백』으로 혜성처럼 데뷔해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위에 랭킹, 제6회 서점대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학계를 뒤흔든 작가 미나토 가나에. 그가 데뷔 15주년을 맞아 쓴 기념비적인 신작 『인간 표본』이 북다에서 출간되었다. 나비 학자 사카키 시로가 다섯 명의 미소년을 살해하고 시신을 가공해 다양한 나비에 빗댄 ‘인간 표본’을 만들었다고 고백하는 수기로 시작되는 『인간 표본』. ‘나비의 시선’이라는 독특한 모티브와 미(美)를 향한 광기가 맞물리는 섬뜩하고 탐미적인 미스터리 소설이다.

작가는 독자들의 요청에 응답하여, 자신의 원점인 ‘이야미스(꺼림칙한 미스터리)’를 선보이겠다는 결심으로 『인간 표본』을 집필한 것이다. ‘살인자의 고백’이라는 전통적인 미스터리 연출을 바탕으로 작가는 그간 갈고 닦아온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야기는 특유의 흡인력 넘치는 ‘화자가 교차하는 독백’으로 구성되어,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건의 진상’을 거쳐 ‘마지막 순간에서야 밝혀지는 충격적 반전’을 통해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결말’로 완성된다.

가히 ‘미나토 가나에표 이야미스’의 정수라고 할 만한 매력이 모두 담긴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인간 내면의 아집과 어둠을 치열하게 파헤치는 작가 미나토 가나에. 그가 “작가로 살아온 15년 동안 가장 재미있는 작품을 써냈습니다”라고 단언한 『인간 표본』은, 『고백』을 읽고 전율을 느꼈던 독자라면 줄곧 기다려 왔을 바로 그 소설이다.


[북플 베스트 8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1870-1871

레이철 크라스틸 지음, 이진모 옮김 / 책과함께 / 2025년 12월 / ISBN:9791194263814
정가: 43,000원 / 판매가: 38,700

근대 유럽에서 수차례 갈등을 거듭해온 프로이센과 프랑스. 에스파냐 왕위 계승권을 둘러싼 두 나라의 갈등은 프로이센 총리 비스마르크가 여론전을 벌이며 이내 전쟁으로 치달았다. 신식 소총과 기관총으로 무장한 프랑스가 호기롭게 선전포고를 했지만, 프로이센이 반격해 순식간에 프랑스를 무너뜨리고 황제 나폴레옹 3세의 항복을 받아낸 뒤 수도 파리를 포위했다.

프랑스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프로이센의 승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전쟁으로 프로이센은 독일 통일을 이룩하고 제국을 세우며 강대국으로 우뚝 섰고, 프랑스는 그동안 유럽 대륙에서 차지해온 주도권을 상실하고 말았다. 200만 명 넘는 병사가 참전하고 18만 명 이상이 사망한, 나폴레옹 전쟁과 세계대전 사이에 유럽에서 발발한 최대 규모의 전쟁이었다.

이 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보불전쟁) 도서로, 20여 년간 이 전쟁을 연구해온 레이철 크라스틸 교수가 집필했다. 저자는 전쟁의 전말을 충실히 소개하는 동시에 이 전쟁이 세계사·전쟁사 측면에서 중요한 분기점이었음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전략·전술, 외교, 동원 체계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 전쟁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뿐만 아니라, 지도부를 비롯해 하급 장교·병사·시민 등 전쟁에 휩쓸린 주체들의 증언을 활용해 전쟁이 사람들의 감정과 일상의 질서를 어떻게 뒤흔들었는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를 통해 독일-프랑스 사이 민족주의 갈등의 폭발, 군국주의의 강화, 대량 살상무기의 등장, 전국가적 동원이 이루어진 총력전의 대두 등 이 전쟁의 양상이 곧 20세기 세계대전을 예시했음을 드러낸다.


[북플 베스트 9위]

고요로 가야겠다

도종환 지음 / 열림원 / 2025년 11월 / ISBN:9791170403586
정가: 16,000원 / 판매가: 14,400

한국 서정시의 거장 도종환 시인의 신작 『고요로 가야겠다』는 오랜 침묵 끝에 도달한 내면의 결실이다. 삶의 고통과 상처를 통과해 얻은 언어는 한층 더 부드럽고 다정해졌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상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 소음 속에서 자신만의 고요를 찾아간다. “외피가 돌처럼 딱딱한 벚나무에서 / 새로 솟아나는 연한 가지”(「부드러운 시간」)처럼, 그의 시는 고통을 뚫고 피어난 온화한 결심의 언어다.

곽재구 시인은 추천사에서 “도종환의 시가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고 썼다. 그는 “난해한 정치판에 들어가 판을 향기롭게 만들었던 시인이 이제 그 향기를 시로 돌려주고 있다”며, 시대와 인간을 함께 품어온 그의 귀환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나희덕 시인 역시 “이 시집의 화자들은 폭풍의 시절을 지나 고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그의 시가 “소음과 고요, 분노와 사랑, 격정과 지혜 사이에서 인간의 진실을 지켜온 언어”라고 평했다.

두 시인의 말처럼 『고요로 가야겠다』는 떠남이 아니라 귀환의 시집이며, 언어로 다듬은 마음의 집이다.

시집은 「이월」, 「고요」, 「달팽이」, 「사랑해요」, 「끝」 등 여덟 개의 사유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시는 명상적 공간이 되어 독자에게 멈춤과 사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바람이 멈추었다 / 고요로 가야겠다”(「고요」)는 문장은 시인이 도달한 윤리적 결심이며, 도피가 아닌 회복의 선언이다. 고요는 침묵이 아니라 이해이고, 세상 속에서 자신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북플 베스트 10위]

레슨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 ISBN:9791141610883
정가: 22,000원 / 판매가: 19,800

영문학의 거장, 소설가들의 소설가로 불리는 작가 이언 매큐언의 『레슨』이 출간되었다. 『레슨』은 그의 첫 자전적 소설로, 매큐언 특유의 간결하고 정돈된 문장으로 허구와 현실을 엮어내며 개인과 역사, 사랑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족관계, 유년 시절, 태어난 해까지 작가 본인을 빼닮은 주인공 롤런드는 매큐언의 분신이자 또다른 인생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성장과 나이듦, 소설 쓰기의 본질을 동시에 다룬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은 『레슨』은 작가 인생에서도,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전 세계의 평단과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롤런드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기까지 인생 전체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서른일곱 살의 롤런드는 어느 날 아내 앨리사가 쪽지 한 장만 남긴 채 그와 한 살배기 아들 곁을 떠난 믿기 힘든 현실을 마주한다. 예상치 못한 사건은 그의 내면에 파동을 일으키고, 기억 속에 묻어두었던 과거의 인물을 소환한다. 그의 삶에 지진을 일으킨 사람, 평생토록 그의 삶을 쥐고 뒤흔들 사람, 피아노 선생 미리엄 코넬을.

제목 ‘레슨(Lessons)’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피아노 레슨과 인생의 교훈이 그것이다. 미리엄은 어리숙한 소년인 롤런드에게 극단적인 사랑의 감정을 일깨울 뿐만 아니라 삶의 방향과 가치관까지 바꿔버린다. 롤런드의 인생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그녀의 존재감은 사랑과 원한, 용서에 대한 교훈을 일깨운다. 또한 미소 냉전, 베를린장벽 붕괴, 체르노빌 원전 사고, 코로나 사태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헤치며 살아온 롤런드의 일생은 역사가 개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진정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출처 :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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