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 베스트 1위]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

디디에 에리봉 지음, 이상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2월 / ISBN:9788932044965
정가: 18,000원 / 판매가: 16,200

노동계급 가족을 떠나 자신을 재구성해 온 사회학자 디디에 에리봉이 『랭스로 되돌아가다』 이후 또 하나의 자기 분석을 내놓았다. 프랑스와 국내 지식 장, 일반 독자층의 고른 지지를 받은 전작에 이어, 문학과지성사에서 번역 출간된 이 책은 “어느 서민 여성,” 곧 저자의 어머니를 중심에 놓는다. 베를린 아카데미상이 평가했듯 자전적 서사와 사회학적 분석을 결합한 에리봉 특유의 글쓰기는 여기서도 유지된다.

평생 노동계급으로 살아온 어머니의 삶과 갑작스러운 죽음을 따라가며, 노년과 돌봄, 취약한 몸, 공공 요양과 죽음의 문제를 사유한다. 개인적 회고에서 출발해 프랑스 노동계급 여성의 전형적 궤적, ‘노인’이라는 사회적 범주, 집단과 대변의 정치로 논의를 확장한다. 계급과 젠더, 나이 듦이 교차하는 지점을 통해 사회 구조가 개인의 정신과 신체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보여준다.

저자 자신이 아닌 타자를 중심에 둔 사회적 전기는 이해의 어려움 자체를 드러내며, 비교와 객관화를 통해 소수자적 위치와 낙인의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랭스로 되돌아가다』가 노동계급의 재구성을 묻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노년과 취약성, 연대의 가능성을 사유하는 작업이다. 개인의 삶을 통해 사회를 읽는 에리봉 사유의 확장판이다.


[북플 베스트 2위]

말하라, 기억이여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오정미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 ISBN:9791141602840
정가: 19,800원 / 판매가: 17,820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며 『롤리타』 『창백한 불꽃』 등 문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탄생시킨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그의 자서전 『말하라, 기억이여』는 유년 시절부터 미국으로 건너간 사십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특유의 정교한 언어로 담아낸 작품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차례 개정된 만큼 나보코프가 다른 어떤 작품보다 공을 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한국어판은 1967년의 최종판 『말하라, 기억이여 ― 다시 쓴 자서전』을 완역한 것이며, 나보코프가 익명의 서평가로 가장해 이 자서전에 대해 논한 메타적 성격의 ‘16장’이 수록되어 있다.


[북플 베스트 3위]

남극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2월 / ISBN:9791130673332
정가: 18,000원 / 판매가: 16,200

“한 세대에 한 명씩 나오는 작가”(『타임즈』)로 불리며 이제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이자 국내에서도 2024년 여러 서점과 언론 매체에서 꼽은 올해의 책을 휩쓸며 해외 문학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에 우뚝 선 소설가, 클레어 키건의 데뷔작 『남극』이 출간되었다.

저자의 중편소설로는 처음 단행본으로 출간된 『맡겨진 소녀』,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부커상 최종후보작이자 오웰상 수상작 『이처럼 사소한 것들』, 데뷔작을 쓰고 8년 후에 선보여 그에게 ‘단편 소설의 여왕’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대륙적인 명성까지 안긴 『푸른 들판을 걷다』,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뒤에 낸 최근작 소설집 『너무 늦은 시간』에 이어서,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발간되는 키건의 책이다.

이로써 다산책방은 1999년부터 저자가 27년 동안 활동해오며 출간한 다섯 권의 책을 모두 완간하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과작(寡作) 작가로 한 해 평균으로 따지면 10쪽의 글을 써온 그이기에 다음의 작품이 언제가 될지는 짐작도 할 수 없다.


[북플 베스트 4위]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제임스 우드 지음, 노지양 옮김, 신형철 해제 / 아를 / 2025년 12월 / ISBN:9791193955116
정가: 17,000원 / 판매가: 15,300

“현존하는 최고의 비평가”, “수전 손택이나 크리스토퍼 히친스 같은 거장들과 나란히 거론될 수 있는 21세기의 거의 유일한 문학 비평가”로 평가받는 제임스 우드의 에세이가 국내에 처음 출간되었다. 《가디언》 수석 문학 비평가를 거쳐 하버드대학에서 문학 비평을 가르치고 있는 우드는 비평을 추상적 이론이나 분석적 기술로서가 아니라 문학을 전파하고 예술과 삶의 간극을 좁히는 방법으로서 사용해왔다.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뻔한 서평 글쓰기에서 문학사에 길이 남을 지적 모험의 경지로 건너가는” 우드의 글은 문학 애호가들을 매혹시키고 ‘지적 에로티시즘’으로 이끈다.

자전적 회고록이면서 동시에 문학 비평 에세이이기도 한 이 아름다운 책에서, 우드는 자기 삶의 경험(세부 사항)들을 가능한 한 모두 사용해 문학 작품들을 주의 깊게 읽어나가고, 독자도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관점으로 작품을 읽으면서 ‘본질’에 다가가도록 이끈다. 그러면서 이 책은 계속 되묻는다. 문학은 삶의 진실, 즉 ‘삶다움(lifeness)’이란 것에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가. 이 질문을 마주한 우리에게 우드는 삶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다른 세계(타자)와 연결시켜주는 문학의 환대를, 죽음이라는 필연에도 불구하고 삶을 자유자재로 확장하거나 축소하며 궁극적으로 우리 삶을 관통해 구원에 이르게 하는 문학의 위대한 힘을 보여준다.

이 책의 한국어판 출간이 성사되는 데 관여하고 해제를 쓴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우드를 “자신이 사랑하는 작가들에 관해 말할 때 거의 틀리는 법이 없는 분석적 찬미의 장인”이라고 소개하면서, “그냥 잘 쓰고 싶은 게 아니라 바로 이 사람처럼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비평가, “나의 이상적 자아(되고 싶은 나)”에 가까운 비평가라고 말했다.


[북플 베스트 5위]

천국의 가을

스티븐 플랫 지음, 임태홍 옮김 / 글항아리 / 2026년 01월 / ISBN:9791169094795
정가: 42,000원 / 판매가: 37,800

역사학자가 중국의 태평천국에 대하여 한 편의 서사시처럼 쓴 책이다. 조너선 스펜스가 1996년 태평천국 운동에 관한 저서를 낸 뒤 이 주제에 관해서 주요 연구서가 16년 만(원서 출간 2012년)에 출간된 것이다.

그사이 중국은 많이 변했다. 톈안먼 사태 진압 이후 중국이 방어적 자세에서 벗어나던 시기에 스펜스가 태평천국 지도자의 기이함, 그 이념의 괴짜스러움, 사건들의 먼 과거를 강조했다면, 플랫의 대작 『천국의 가을』은 태평천국 반란에 관한 신선하고도 중요한 시각을 제시한다. 19세기 중국은 세계사에서 중요한 존재가 아니었다는 통념을 뒤엎고, 세계사적 시각에서 이 반란이 선교사부터 혁명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의 관심을 사로잡았음을 보여준다.


[북플 베스트 6위]

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01월 / ISBN:9788932924922
정가: 16,800원 / 판매가: 15,120

『뉴욕 타임스』 21세기 최고의 책에 선정된 『친구』의 저자이자 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시그리드 누네즈의 신작 장편소설. 버지니아 울프를 인용하며 〈불확실한 봄이었다〉라고 시작하는 이 소설은 감염병에 따른 봉쇄 조치로 인적이 뜸해진 뉴욕 맨해튼에서 우연히 지인의 반려 앵무새를 돌봐 주게 된 한 나이 든 소설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친절했던 이웃이 차갑게 돌변하고, 거리를 산책하는 개들마저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아는 듯했던 그 봄, 우리에게 주어져 있던 평온한 일상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이었는지 돌아보는 책이다. 『그해 봄의 불확실성』은 누네즈의 아홉 번째 소설로, 특유의 건조한 듯 온기 있는 문체와 독특한 유머 감각이 빛을 발한다. 산문처럼 읽히기도 하는 이 소설은 함축적인 일상의 대화와 문학에 대한 인상 비평 들 사이에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사회적 트라우마를 녹여 내며 기억과 상실, 애착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한다.


[북플 베스트 7위]

디어 제인 오스틴

김선형 지음 / 엘리 / 2025년 12월 / ISBN:9791191247657
정가: 17,000원 / 판매가: 15,300

우리가 궁금해하는 제인 오스틴의 모든 것이 담긴 백과사전적 에세이, 김선형의 『디어 제인 오스틴: 젊은 소설가의 초상』이 엘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제인 오스틴에 대한 애정을 평생 품어온 ‘덕후’로서 제인 오스틴이라는 ‘인간’의 일상과 꿈을 속살속살 들려주는 한편, 오스틴 작품 읽기에 깊이와 재미를 더하는 소설의 결정적 장면들과 이야기에 숨겨진 실제 일화들을 다채롭게 펼쳐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제인 오스틴을 둘러싼 유명한 일화와 알려지지 않은 자료들을 누구보다 폭넓게 수집해 이를 유려하고 재미있게 글로 풀어냈는데, 다아시 역할을 맡아 연기해 <오만과 편견> 열풍을 몰고 온 콜린 퍼스의 온라인 팬클럽을 운영했던 이력에서도 이런 내공이 돋보인다. 제인 오스틴과 관련된 정보라면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모아서 자료화하고 읽기 좋은 정보로 요리해낸 것이다.


[북플 베스트 8위]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스즈키 유이 지음, 이지수 옮김 / 리프 / 2025년 11월 / ISBN:9791194530701
정가: 17,000원 / 판매가: 15,300

저명한 괴테 연구가 도이치는 홍차 티백에서 출처 불명의 괴테 명언을 발견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평생 괴테를 연구한 그조차 본 적 없는 낯선 문장이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이 주장해 온 이론을 완벽하게 요약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출처를 찾을 수 없는 말은 거짓인가, 아니면 새로운 진실인가? 이 한 문장이 도이치의 삶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23세 대학원생 스즈키 유이의 첫 장편소설로, 제172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일본 언론은 그를 움베르토 에코, 칼비노, 보르헤스에 견주며 “일본 문학의 샛별”이라 극찬했다. 스무 살 남짓한 청년이 쓴 이 작품에서는 고전문학의 풍부한 깊이와 신인만의 참신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한 가족의 일상을 통해 사랑과 언어, 문학의 본질을 탐구한다. 괴테, 니체부터 보르헤스, 말라르메까지 방대한 인문학 지식이 소설 곳곳에 녹아 있지만, 어딘가 어리숙하고 사랑스러운 인물들과 어우러져 난해하지 않게 다가온다.


[북플 베스트 9위]

할매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5년 12월 / ISBN:9788936439880
정가: 16,800원 / 판매가: 15,120

한국문학의 가장 높은 산, 만해문학상·대산문학상·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황석영이 장편소설 『할매』로 돌아왔다.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전세계를 열광시킨 『철도원 삼대』(창비 2020) 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저자는 한국 근현대 노동자의 삶을 묵직한 서사로 꿰뚫었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장구한 역사와 인간 너머의 생명으로 이야기의 지평을 한층 넓혔다. 지구적 생명을 감싸안는 황석영 문학의 새로운 경지라 이를 만하다.

이 소설은 한마리 새의 죽음에서 싹터 600년의 세월을 겪어온 팽나무 ‘할매’를 중심축으로 이 땅의 아픈 역사와 민중의 삶을 장대하게 엮어낸다. 인간과 자연, 삶과 죽음이 별개일 수 없으며 모든 존재가 거대한 인연의 그물망 속에서 순환한다는 웅숭깊은 깨달음을 전하며 기후 위기와 생태 파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하고도 아름답게 존재의 근원에 대해 질문한다.

또한 황석영 특유의 힘 있는 필치와 압도적인 서사는 읽는 이를 단숨에 시공을 가로질러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격동의 역사 현장으로 데려다놓는다.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뿐만 아니라, 이름 없는 풀벌레의 날갯짓부터 갯벌의 숨소리까지 소설이 포착할 수 있는 세계가 이토록 넓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북플 베스트 10위]

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

바바라 몰리나르 지음, 백수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5년 12월 / ISBN:9791172133597
정가: 17,500원 / 판매가: 15,750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발굴해 직접 엮고 서문과 대담을 남긴 바바라 몰리나르의 생애 단 한 권의 책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평생 글을 쓰고도 모두 폐기하던 작가는 뒤라스를 만나 1969년 「와줘(Viens)」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에르노, 시몬 드 보부아르 등을 번역해온 프랑스문학 전공자 백수린의 완역으로 만난다.

13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은 꿈처럼 환상적이면서도 불안을 각인하는 세계를 그린다. 고독, 질병, 죽음, 타자성, 사랑을 다루며 인물들은 각자의 강박을 드러낸다. 카프카, 베케트, 카뮈 등을 떠올리게 하되 다른 결의 초현실적 감각으로 현대인의 실존적 불안을 환기한다.

미국, 스페인 등 5개국과 출간 계약을 맺었고, 뒤라스의 서문과 대담,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 15점을 수록했다. 근 60여 년의 시간을 건너 다시 읽히는 작품으로, 한 작가의 고통과 창작의 기록이 지금의 독자에게 도착한다.


출처 : 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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