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st ce qui échappe aux mots que les mots doivent dire.”
“It is what escapes words that words must say.”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말로 전해야 한다.”
프랑스 작가 나탈리 사로트(Nathalie Sarraute, 1900~1999)의 문학적 단상. 구체적인 저서나 연설문이 아닌, 그녀의 산문과 인터뷰에서 발견되는 언어관의 압축된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나탈리 사로트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의 ‘누보 로망(Nouveau Roman)’을 대표하는 작가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프랑스로 이주했으며, 법학과 영문학을 공부했다. 그녀는 전통적인 서사 구조와 인물 묘사를 해체하고, 내면의 미세한 심리 움직임—그녀가 ‘트로피즘(tropismes)’이라 부른 것—을 포착해 독창적인 문체로 기록했다. 사로트의 작품은 독자에게 “보이지 않는 것, 아직 말로 포착되지 않은 것”을 감각적으로 느끼게 한다.
이 문장은 언어의 본질적 한계를 드러낸다. 말은 세상을 설명하고 감정을 전하는 도구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놓친다. 사랑, 상실, 두려움 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 미묘한 기운, 심리의 그림자는 단어로 옮기는 순간 본래의 강도와 색채를 잃는다. 그러나 사로트는 바로 그 언어 밖의 것을 붙잡으려는 시도가 문학과 예술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시인은 은유와 이미지로, 음악가는 음색과 리듬으로, 화가는 색과 형태로 그 빈틈을 메운다. 현대적으로 보면, 이 말은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선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회의에서의 침묵, 대화 중의 미묘한 표정, 문자 메시지 뒤의 숨은 의미가 오히려 핵심일 수 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는 시대에도, 기계가 계산하지 못하는 인간적 ‘뉘앙스’와 인간적 창조성의 영역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결국 ‘말로 다 할 수 없음’을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아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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