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교 “독작”

2025년 08월 27일

상처 없는 영혼이
세상 어디 있으랴
사람이
그리운 날
아, 미치게
그리운 날
네 생각
더 짙어지라고
혼자서
술 마신다.

– 박시교 “독작(獨酌)

이 시는 요즘 말로 ‘혼술’하는 마음을 담았다. 조금 마음이 먼저 무겁게 내려앉는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마음의 상처를 피할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그 상처가 때로는 사람을 고독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담담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상처와 고독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상처 없는 영혼이 세상 어디 있으랴”라는 첫 구절은 우리 모두의 삶을 대변하며, 이어지는 “사람이 그리운 날, 아, 미치게 그리운 날”에서는 그리움이 절정에 이른다. 술을 마시는 행위는 단순한 음주가 아니라 부재한 이와의 대화이자, 더 짙어진 그리움의 매개다. 화려한 비유 없이 직설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내 자신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떠올리게 한다. 상처는 아픔이지만 동시에 살아 있는 마음의 증거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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