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영혼의 떨림을…”

자기 영혼의 떨림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 파스칼 메르시어, 『리스본행 야간열차』 44쪽

이 문장은 소설 속에서 주인공 그레고리우스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의 『명상록(Meditations)』에서 나온 것이라 믿고 인용하지만, 실제 『명상록』에는 그대로 등장하지 않는다. 파스칼 메르시어(Pascal Mercier)가 소설적 장치로 만들어낸 문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그레고리우스(Gregorius)는 평생 규범적이고 안정된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라틴어 교사로서 그는 늘 전통과 질서, 문법과 규칙을 따르는 삶을 살았다. 그러나 우연히 사건을 계기로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게 되면서, 그는 영혼의 떨림을 좇아 전혀 다른 삶의 가능성에 도전한다.

이 문장은 영혼의 깊은 울림, 즉 내면에서 피어오르는 진정한 욕망과 감각을 따르지 않으면 결국 삶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다는 뜻이다. ‘영혼의 떨림’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억눌려 있는 고유한 욕망을 가리킨다. 그것은 때로는 직관이고 양심이며, 다른 사람의 기대나 사회적 틀에 갇히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라는 부름이다.

사람은 흔히 타인의 시선과 규칙 속에서 스스로를 잃는다. 그러나 마음은 언제나 작은 떨림으로 자기만의 길을 가라고 일깨운다. 그 떨림을 무시하면 삶은 공허해지고, 타인의 그림자 속에서 빛을 잃는다. 반대로 그 떨림을 좇는 순간, 설령 길이 거칠고 불안정하더라도 존재는 충만해진다. 마치 어둠 속에서 별빛을 따라 걷는 여행자처럼, 영혼의 떨림은 자신이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길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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