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live through innumerable moments, but the instant when our whole world is exalted, when—just as Stendhal describes—the sap-saturated flowers crystallize in a flash into a single diamond, that instant comes only once, and once only.”
– Stefan Zweig, *Confusion of Feelings*
“우리는 무수히 많은 순간들을 지나지만, 우리의 온 세계가 고양되는 바로 그 순간, 스탕달(Stendhal)이 말했듯이 진액으로 가득 찬 꽃들이 한순간에 모여 결정으로 응결하는 그 순간은 언제나 단 한 번뿐이다.”
– 슈테판 츠바이크, 『감정의 혼란』
위 문장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소설가이자 전기 작가인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 1881–1942)의 작품 『감정의 혼란』(Verwirrung der Gefühle, 1910년, 영어 제목 Confusion of Feelings)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문장은 인생의 수많은 순간 중에서도 단 한순간, 모든 것이 응축되어 결정처럼 빛나는 절정의 순간이 있음을 말한다. 그 순간은 영원히 반복되지 않고, 오직 한 번만 주어진다. 츠바이크는 스탕달(Stendhal)이 『사랑론(De l’Amour, 1822)』에서 언급한 ‘결정화(crystallization)’ 개념을 인용해, 사랑이나 감정의 절정이 만들어내는 불가역적인 순간을 묘사한다. 스탕달은 잘츠부르크(Salzburg)의 소금광산에서 나뭇가지가 소금 결정으로 덮여 보석처럼 변하는 모습을 결정화 개념의 비유로 사용했다. 평범한 나뭇가지가 단숨에 보석으로 탈바꿈하듯, 사랑의 순간도 일상의 사소한 만남이 눈부신 의미로 변모하는 순간이라고 말한 것이다. 츠바이크는 이 개념으로 삶에서 단 한 번, 평범한 사물과 순간이 갑자기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변하는 과정, 영혼 전체를 뒤흔드는 찬란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 글은 사랑이나 예술의 격정, 혹은 젊음의 어느 찰나를 떠올리게 한다. 수많은 날이 흐르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영원히 각인되는 순간은 단 하나뿐이라는 뜻이다. 그 순간은 마치 빛나는 수정처럼 단단하고 투명하여, 시간이 흘러도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 순간은 다시는 오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아프고도 아름답다. 우리가 살아가며 붙잡는 것은 결국 그 찰나의 눈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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