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언제나 부서진 채로…”

2025년 09월 24일

“The world will always be broken. Repair it anyway.”
– Rebecca Solnit

“세상은 언제나 부서진 채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쳐라.”
– 레베카 솔닛

이 문장은 미국 미국 작가·역사학자·에세이스트인 레베카 솔닛(Rebecca Solnit)이 여러 글과 강연에서 반복적으로 말해온 주제와 맥락이 같다. 정확히 동일한 문구는 직접적으로는 특정 작품에서 동일하게 나온 문장은 아니며, 『Hope in the Dark: Untold Histories, Wild Possibilities』(2004)와 『Recollections of My Nonexistence』(2020)에서 “세상은 늘 불완전하고 상처 입어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고쳐야 한다”라는 그녀의 희망과 저항에 관한 사상을 요약·인용한 변형 문구로 알려져 있다.

이 문장은 세상이 본질적으로 결핍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결핍이 변화를 위한 이유이자 시작점임을 강조한다. 완전함은 있을 수 없고,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이지만, 인간은 불완전함 속에서 손을 내밀어 깨어진 금을 꿰매고, 벌어진 틈을 메꾸며, 부서진 파편을 다시 이어 붙여낼 수 있다. “어차피 부서져 버린 것이다”는 체념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치는 행위 속에서 삶의 의미와 존엄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 구절은 오래된 도자기의 깨어진 곳을 금으로 균열을 채워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본의 ‘킨츠기(金継ぎ, Kintsugi)’를 떠올리게 한다. 세상은 언제나 금이 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 금을 따라 흘러드는 우리의 손길과 노래가 결국 새로운 빛을 만든다. 완벽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고쳐라, 다시 살아내라, 다시 사랑하라”라는 부드러운 명령처럼 들린다.

2023년 튀르키예와 시리아 대지진 이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잔해 속에서 함께 구호와 재건을 이어간 이야기는 “금이 가고 부서진 지구를 고치는 행위”의 생생한 사례였다.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의 노래 Anthem 속 가사 “There is a crack in everything, that’s how the light gets in”은 이 구절과 직결되는 정서를 보여준다. 금이 간 틈새로 들어오는 빛은 바로 희망이자 다시 고치려는 인간의 의지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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