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것은 모두…”

2025년 10월 02일

“Everything in excess is opposed to nature.”
– Hippocrates
“과한 것은 모두 자연에 어긋난다.”
– 히포크라테스

이 문장은 고대 그리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기원전 460년경~기원전 370년경)의 저작에서 전해지는 말이다. 직접적으로는 『아포리즘(Aphorismi)』 혹은 『데 아포리즘(De Aphorismis)』에 담긴 격언으로 알려져 있으며, 히포크라테스 학파의 의학적 사유, 즉 인간의 몸과 자연의 균형을 중시하는 철학을 대표하는 문장이다.

이 문장은 인간이 자연의 질서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오래된 교훈을 정확히 담고 있다. 자연은 균형과 조화의 원리로 움직인다. 계절의 순환, 낮과 밤의 리듬, 인간의 몸이 가진 자가치유력까지 모두 균형을 바탕으로 한다. 그런데 욕망이나 행동이 지나치면 그 질서를 깨뜨린다. 과식은 병을 부르고, 과한 욕망은 관계를 무너뜨리며, 지나친 노동은 몸과 마음을 소진시킨다.

히포크라테스의 이 말은 단순한 건강 지침을 넘어 삶의 태도에 대한 성찰로 확장된다. ‘과잉’은 곧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고, 그것은 곧 스스로의 삶을 해치는 일이다. 따라서 삶은 절제와 균형 속에서 아름답게 피어난다. 이 격언은 마치 호흡과 같다. 숨을 들이마실 때와 내쉴 때가 균형을 이루어야만 생명이 이어지듯, 우리의 선택과 행동도 균형을 지켜야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건넨다.

최근 헬스조선은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전했다. 정상 체중의 건강한 성인이 단 5일 동안 고칼로리 식단을 유지했을 뿐인데, 뇌 기능이 변화하여 ‘과식하는 뇌’로 바뀌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뇌의 보상과 학습 체계가 무너지면서 과식을 습관화하게 되고, 이는 단순히 살이 찌는 문제를 넘어 인간의 선택 능력 자체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 사례는 히포크라테스의 격언이 단순한 도덕적 교훈을 넘어 여전히 현대 의학과 일상에 적용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과유불급’은 단순한 옛말이 아니라, 뇌과학으로도 증명되는 자연의 법칙인 셈이다.

문학작품 내에서도 과잉은 좋으 소재이다. 플로베르(Gustave Flaubert)의 『보바리 부인(Madame Bovary)』 속 엠마 보바리는 사랑과 사치, 환상의 과잉 속에서 삶을 소진한다. 그녀가 추구한 것은 결코 만족을 주지 못했고, 결국 균형을 잃은 욕망이 파국을 불러왔다. 이 문학적 비극은 오늘날 과잉 소비와 과식의 문화와 겹쳐진다. 인간은 언제나 지나침 속에서 스스로를 잃고, 절제 속에서만 자신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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