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순함은 사건에서…”

“Impurity is caused by attitude, not events.”
– Seneca the Younger, Phaedra
불순함은 사건에서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태도에서 비롯된다.
– 세네카, 파이드라

이 글의 출처는, 고대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이자 비극 작가인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Seneca the Younger, 기원전 4년경–서기 65년경)의 비극 파이드라(Phaedra)에 수록된 내용으로, 라틴어 원문에서는 “Non facit nobilem atrium, sed animus.”와 유사한 문맥 속에서 등장한다. 세네카는 스토아주의(Stoicism)의 핵심 가치인 ‘내면의 통제’와 ‘이성적 태도’를 강조하며, 인간의 순수함이나 불순함은 외부의 사건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가짐과 도덕적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이 문장은 인간의 도덕적 타락이 외부의 유혹이나 환경 때문이 아니라, 그 유혹을 대하는 내면의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스토아적 통찰을 담고 있다. 세네카에게 ‘불순함(impurity)’은 단순한 육체적 죄악이나 사회적 비난이 아니라, 자기 통제를 잃고 감정이나 욕망에 휘둘리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세상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건도 본질적으로 인간을 더럽히지 않는다. 다만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탐욕, 분노, 시기와 같은 감정으로 기울 때 불순함이 생긴다.
이 말은 ‘행동의 결과보다 동기의 순수성’을 중시하는 윤리적 선언이기도 하다. 마음이 맑다면 어떤 불행도 사람을 더럽힐 수 없고, 마음이 흐리면 어떤 행운도 그를 고귀하게 만들 수 없다.

이 구절은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투명한 거울 같다. 우리는 종종 세상의 상처와 사건들이 우리를 부정하게 만들었다고 말하지만, 세네카는 그 말을 단호히 거부한다. 마음이 흐려지면 비가 내리지 않아도 진창이 생긴다. 그러나 마음이 맑다면 폭풍 속에서도 연못은 하늘을 비춘다. 결국 불순이란 세상의 일이 아니라, 내 안의 ‘태도’라는 렌즈가 세상을 어떻게 비추는가에 달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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