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인의 선을…”

2025년 11월 09일

“To love is to will the good of the other.”
– Thomas Aquinas
“사랑은 타인의 선(善)을 이루려는 의지이다.”
–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이 문장은 중세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4)의 저서 『신학대전(Summa Theologica)』 제1부 제2편(Part I–II), 제26문(Love and Charity)에서 유래한다. 그는 이 책에서 사랑을 감정이나 소유의 욕망이 아닌 ‘의지의 행위(act of will)’로 규정했다. 즉, 진정한 사랑은 감정적 충동이 아니라 타인의 선을 적극적으로 의도하고 실현하려는 결단이라고 보았다.

이 문장에서 ‘to will’은 단순히 바라는 마음을 넘어 ‘행동하려는 의지’를 뜻한다. 아퀴나스에게 사랑은 감정의 따뜻함보다, 타인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의 욕망을 조정하고 선택하는 행위였다. ‘the good of the other(타인의 선)’은 그 사람이 진정으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상태, 즉 진리와 덕, 평화와 기쁨이 있는 삶을 의미한다.
그가 말하는 사랑은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형태가 아니다. 오히려 사랑은 자신의 중심에서 벗어나 타인의 완전함을 바라보는 운동이다. 그래서 이 문장은 “사랑은 나의 감정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의지의 방향이다”라는 근본적인 깨달음을 담고 있다.

사랑은 때로 뜨거운 감정보다 조용한 결심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랄 때, 우리는 이미 그 사람의 삶 안으로 들어가 있다. 아퀴나스의 말처럼 사랑은 감정의 불꽃이 아니라 타인의 빛을 지키려는 의지의 불씨다.
누군가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되고, 그의 아픔이 내 안에 번져올 때, 그것은 이미 사랑이 의지의 형태로 변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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