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은 가진 것이…”

“It is not the man who has too little, but the man who craves more, that is poor.”
– Seneca the Younger, *Moral Letters to Lucilius* (“Letter II: On Discursiveness in Reading”)

가난한 사람은 가진 것이 적은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갈망하는 사람이다.
-세네카 더 소, “루킬리우스에게 보내는 도덕적 편지”

로마 스토아 철학자인 세네카(Seneca the Younger)의 Moral Letters to Lucilius(루킬리우스에게 보내는 도덕 서한) 중 「서한 2: 독서의 산만함에 대하여」에 나오는 글이다. 세네카는 절제·자족·정신의 평정심을 강조했고 이 문장은 스토아주의의 핵심 윤리관을 단정하고 명료하게 드러낸다.

세네카는 인간의 가난을 물질의 부족에서 찾지 않는다. 욕망의 크기가 빈곤을 결정한다. 가진 것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더 많은 것을 탐하는 마음은 끝없는 결핍을 만들어낸다. 반면, 비록 소유가 많지 않아도 충분함을 느끼는 사람은 마음의 부를 지닌다.
이 문장은 외부의 조건보다 내부의 욕망이 인간의 삶을 규정한다는 스토아의 철학을 압축한다. ‘가난함’은 경제적 상태가 아니라 욕망의 상태다. 욕망이 폭주할수록 만족은 멀어지고, 인간은 자기 안에 굶주린 빈틈을 만들며 살아가게 된다.

욕망은 마치 흐르는 물처럼 손끝에서 흘러나가 사라진다. 움켜쥘수록 틈 사이로 빠져나가고, 조금 멈추면 더 큰 파도를 부른다. 세네카의 말은 “내가 가진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바라보는가가 나의 빈자리를 만든다.”라고 한다. 욕망의 크기가 커질수록 마음은 산처럼 무거워진다. 반대로 감사와 충만함은 내부의 숨은 샘처럼 조용히 솟아올라 삶을 맑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더 큰 집’, ‘더 나은 일’, ‘더 멋진 자리’를 바라보며 삶을 끊임없이 재단한다. 하지만 문득, 창가에 놓인 따뜻한 햇살 한 줄기, 마음을 풀어주는 사람의 한마디, 제때 건네는 작은 배려가 우리를 깊게 살찌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세네카가 말한 ‘가난한 사람’은 소유의 척도가 아니라, 욕망이라는 그림자에 스스로를 가두는 사람이다. 그 그림자를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볼 때, 삶은 비로소 가벼워지고 넉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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