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perils have this beauty, that they bring to light the fraternity of strangers.”
– Victor Hugo, Les Misérables
“큰 위험은 이런 아름다움을 품는다. 낯선 이들이 형제애를 드러내게 한다.”
이 문장은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유명한 작품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 (출간 연도 1862)에 나오는 문장으로 원문 프랑스어 “Les grands périls ont cela de beau qu’ils mettent en lumière la fraternité des inconnus.” 라는 표현으로도 확인된다.
이 문장은 위험이나 위기의 순간이 오히려 인간 사이의 ‘낯선 이들’이 서로를 알아보게 하고, 우정이나 연대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된다는 뜻이다. 위험이란 상황은 본래 파괴적이거나 두려운 것이지만, 그 안에는 숨겨진 아름다움이 있다. 그 아름다움은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마주치고, 서로를 ‘형제’로 여기게 되는 순간이다. 즉, 익숙하지 않았던 타인이 위기의 맥락 속에서 함께 고난을 겪으며 동료가 되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서로가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위고는 여기서 ‘형제애’(fraternity)라는 단어를 쓰며, 단순한 친절이나 연민을 넘어 서로가 동료이고 동지임을 인정하는 관계로 나아감을 말한다. 위험을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각자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함께 하는 존재가 된다. 그 공동체성은 위기가 없었다면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누군가가 전혀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삶의 갑작스런 돌풍 앞에서는 그 사람과 나 사이의 벽이 무너진다. 그리고 서로의 이름도, 배경도 몰랐던 ‘낯선 이’가 손을 내밀고, 우리도 손을 내밀게 된다. 그 순간이야말로 진짜 형제애가 싹트는 순간이다. 예컨대, 큰 재난이 닥쳤을 때 피난소에서 서로 마주친 이들이 아무런 인연 없이도 서로를 돌보고, 위로하며, “우리가 함께 살아남자”라고 말한다. 평소라면 인사만 하고 지나쳤을 이들이 위기의 힘 앞에서 함께 서게 된다. 위고가 말한 ‘아름다움’은 그런 생명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연대의 불꽃이다. 그리고 그 불꽃은 우리가 한 인간으로서 서로에게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지, 위험 앞에서 얼마나 투명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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