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줄기의 햇빛이면…”

빛 한 줄기의 힘

A single ray of sunshine is enough to drive away millions of shadows.
단 한 줄기의 햇빛이면 수많은 그림자가 사라진다.
– 아시시의 프란치스코(Francis of Assisi) –
Source: Pixabay

이 문장은 이탈리아의 가톨릭 성인이자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창립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Francis of Assisi, 1181/1182–1226)가 남긴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가난과 겸손, 창조 세계에 대한 사랑을 강조한 인물로 중세 기독교 영성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그러나 이 문장은 프란치스코의 대표적인 문헌들 – 예를 들어 『권고집(Admonitiones)』, 『태양의 찬가(Cantico delle creature)』, 서간문, 또는 토마스 첼라노(Thomas of Celano)와 보나벤투라(Bonaventure)가 남긴 전기 – 에서는 직접적으로 발견되지 않는다.
현재 확인되는 가장 오래된 형태는 프랑스어 명언집과 영성 문집에서 등장하는 문장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이 문장을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에게 귀속된 통용 명언’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역사적으로 확정된 발언이라기보다 프란치스코의 사상과 잘 어울려 널리 전해진 문장에 가깝다.

이 문장은 극단적으로 단순한 이미지 하나로 인간 삶의 구조를 설명한다. 햇빛과 그림자다. 그림자는 아무리 많아도 빛 하나 앞에서 스스로 사라진다. 어둠은 적극적인 존재가 아니라 빛의 부재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바로 그 사실을 인간의 삶에 옮겨 놓는다. 절망, 두려움, 증오, 오해, 불신 같은 것들은 거대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종종 작은 희망 하나, 진실 한 마디, 연민 한 번, 용기 있는 행동 하나로 균열이 생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빛의 크기가 아니다. 빛의 존재 자체다. 한 줄기의 햇빛은 세상을 가득 채우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어둠의 절대성을 무너뜨린다. 그래서 이 문장은 거대한 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선함의 힘을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언제나 거대한 힘이 아니라 작은 빛의 시작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문장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읽힐 위험도 있다. 현실의 어둠은 단순히 빛 하나로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쟁, 빈곤, 구조적 불평등, 정치적 억압 같은 문제는 단 한 번의 선의로 해결되지 않는다. 또 인간의 마음속 어둠 역시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상처, 트라우마, 사회적 조건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는 이 문장이 현실의 복잡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위로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장이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분명하다. 사람들은 어둠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빛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줄기의 빛은 세상을 완전히 바꾸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둠이 전부라는 믿음은 무너뜨린다.

이 문장은 역사적으로 정확히 확인된 말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가 평생 보여준 삶의 태도와는 많이 닮아 있다. 그는 세상을 거대한 힘으로 바꾸려 하지 않았다. 그저 가난하게 살고,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평화를 말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작은 빛은 중세 유럽 전체에 퍼졌다. 그래서 이 문장은 사실이라기보다 하나의 상징에 가깝다.
어둠이 아무리 많아도 빛은 계산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존재함으로 이긴다는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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