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나 매 순간…”

2026년 02월 27일

삶이 남기는 기념비

At any moment, man must decide,
for better or for worse,
what will be the monument of his existence.

인간은 언제나 매 순간,
자신의 존재가 어떤 기념비가 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 빅토르 프랑클(Viktor Frankl), Man’s Search for Meaning –

Source: Pixabay

“인간은 언제나 매 순간, 자신의 존재가 어떤 기념비가 될 것인지 – 더 나은 것이 될지, 더 나쁜 것이 될지 – 결정해야 한다.”

이 문장은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빅토르 프랑클(Viktor Frankl)의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에서 널리 인용되는 문장이다. 프랑클은 나치 강제수용소 생존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에서 의미가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탐구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체험과 함께 ‘로고테라피(Logotherapy)’라는 심리치료 이론을 제시한다. 이 문장은 수용소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인간에게는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자유, 즉 “태도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생각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등장한다. 이 문장은 책의 여러 판본과 인용집에서 반복적으로 소개되며, 프랑클 사상의 핵심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으로 널리 통용된다.

이 문장의 표면적 의미는 비교적 명확하다. 인간의 삶은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들이 결국 삶의 전체 형태를 만든다는 것이다. 프랑클은 삶을 하나의 ‘기념비(monument)’에 비유한다. 기념비는 우연히 세워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의 선택과 행동이 쌓여야 비로소 형성된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존재 역시 우연한 사건들의 집합이 아니라 스스로의 결정이 축적된 결과라는 의미다. 이 문장에서 중요한 단어는 ‘순간(moment)’과 ‘결정(decide)’이다. 삶의 의미는 거창한 사건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문장은 인간 존재의 윤리적 차원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프랑클은 인간이 상황의 피해자일 수는 있어도 의미의 포기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환경이 인간을 제한할 수는 있지만,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여전히 인간 자신의 몫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삶은 결국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우리가 남기는 기념비는 물질적인 성취가 아니라, 선택과 태도의 축적이다.

그러나 이 문장은 한편으로 지나치게 개인의 선택을 강조하는 위험도 있다. 인간의 삶은 사회적 조건과 역사적 구조 속에 놓여 있으며, 개인의 의지만으로 모든 결과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빈곤, 차별, 정치적 억압 같은 구조적 요인은 개인의 선택 가능성을 크게 제한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이 문장을 받아들이면, 삶의 실패나 고통을 모두 개인의 선택 탓으로 돌리는 단순한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장은 인간의 마지막 자유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기억할 가치가 있다. 프랑클은 인간이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는 선택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문장은 삶을 거대한 서사로 바라보게 한다. 우리가 남기는 것은 결국 하루하루의 작은 결정들이 쌓여 만들어진 하나의 ‘기념비’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장은 삶을 하나의 질문으로 남긴다. 우리는 지금 어떤 기념비를 세우고 있는가. 그리고 그 기념비는 무엇으로 만들어지고 있는가. 인간의 삶은 완성된 조각상이 아니라, 매 순간 조금씩 조각되고 있는 조형물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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