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과 아침사이
정일근
사람으로 눈을 뜨는 시간
어둠과 빛 사이
잠깐 저 푸른 시간,
젓대와 바람 사이에 놓인
갈대청 같은,
하늘이 펼쳐주는
셀로판 한 장 같은,
시간이 잠시 멈추며
숨을 쉬는 횡경막 같은,
내가 하루 중
제일 먼저 그 사람을 생각하는 그 때.
「새벽과 아침사이」은 귀신의 시간인 밤에서 사람의 시간인 낮으로 넘어가는 그 찰나를 '푸른 시간'이라고 불렀다.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빛이 스며들기 시작하는 그 오묘한 경계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특히 새벽의 고요함을 젓대의 갈대청이나 얇은 셀로판지, 혹은 숨을 쉬는 횡격막에 비유한 대목이 참 신선하다. 아주 얇고 예민해서 작은 떨림조차 크게 느껴지는 그 감각적인 비유들이 새벽의 정적을 더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세상이 잠시 숨을 고르며 멈춘 듯한 그 짧은 순간에 가장 먼저 떠올리는 존재가 '그 사람'이라는 결말은 무척 로맨틱하다. 하루를 시작하는 첫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있다는 사실이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복잡한 세상이 깨어나기 전, 오직 나만의 진실한 마음이 고개를 드는 그 푸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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