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슬픔에게
공석진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헤어짐은 절망이 아니다
차오르는 슬픔아
차라리 날선 시선으로
울컥울컥 심장을 찔러다오
무력한 자존심이
바닥까지 비워지면
흐뭇하게 가슴을 내어주마
속절없는 상처야
단단히 아물어라
다가올 그리움 아프지 않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뒤, 밀려오는 슬픔을 차마 외면하지 못해 그 아픔과 마주 앉아 대화하는 듯한 이 마음이 너무나 애절하게 다가온다. "울지 마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사실 그 문장 뒤에는 쏟아지는 눈물을 억지로 참아내느라 떨리는 목소리가 숨겨져 있는 것만 같다. 헤어짐이 절망이 아니라고 애써 부정해 봐도, 울컥울컥 심장을 찔러대는 슬픔의 통증은 가슴을 미어지게 만든다.
비어버린 자존심과 바닥난 마음을 내어주며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이별의 고통을 온몸으로 앓아내고 있는 사람의 처절한 몸부림처럼 느껴진다. 다가올 그리움이 무서워 상처가 빨리 단단해지기를 바라는 그 간절함이 너무 슬퍼서 읽는 내내 마음이 저릿하다. 슬픔에게 말을 건네는 그 고요한 독백이 사실은 참아왔던 오열보다 더 깊고 진한 슬픔을 담고 있는 것 같아 자꾸만 시선을 멈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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