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 여행 프롤로그

2025년 06월 22일

2024년 12월, 여름의 계획이 시작됐다

2024년 12월이 막 시작된 어느 날이었다. 연말 특유의 바쁜 기운에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느닷없이 J형에게서 제안을 받았다. “우리 여름에 돌로미티 갈래?”
그렇게 뜬금없이 던져진 한 문장이, 올여름 내 마음을 꽉 채울 계획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그냥 넘길 법도 했지만, 이상하게 그날은 망설임이 없었다. “좋아요. 가죠.”
결정은 놀랄 만큼 빨랐고, 우리는 12월이 가기도 전에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왕복 항공권을 예약했다.
2025년 6월 22일 출발해서 7월 8일 돌아오는 여정.
6월의 북이탈리아는, 계절로는 ‘여름’이지만 아직 신선한 공기와 쨍한 초록이 공존하는 시간이라 들었다.
그림 같은 산맥과 호수, 목초지와 구름이 어우러지는 곳. 돌로미티.

돌로미티? 왜 그곳이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처음부터 ‘돌로미티’라는 이름이 익숙했던 건 아니다.
알프스라고 하면 스위스를 먼저 떠올리던 나에게, 돌로미티는 조금은 낯선 곳이었다.
하지만 J형의 설명과 함께 소개해준 한 권의 전자책 – 《이탈리아 돌로미티 자동차 여행》 (이정운 저, 유페이퍼) – 을 읽는 순간, 그곳이 어떤 장소인지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석회암 봉우리들이 솟아 있는 독특한 지형, 그리고 그 사이로 아늑하게 놓인 작은 마을들.
계절에 따라 그 표정이 달라진다는 이야기.
무엇보다 고산지대에 깔린 야생화의 절정이 6월이고, ‘걷고, 머물고, 바라보는’ 여행이 가능한 곳이라는 점이 나를 사로잡았다.

우리는 밀라노에서 볼차노(Bolzano)와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를 거쳐, 와인으로 유명한 코넬리아노(Conegliano)까지 자동차로 이동하며 트레킹과 드라이브를 함께 즐기기로 했다.
지도 위의 그 점들이 이제 내 여름의 방향이 되었다.

여행 준비, 그 설렘의 시작

항공권을 끊고 나니, 하나둘씩 여행의 윤곽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어떤 숙소를 잡을지, 어떤 트레킹 코스를 걸을지, 어느 날은 느긋하게 와인을 마시며 풍경을 바라볼지…
그런 사소한 상상을 3월 즈음부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한겨울에 여름 여행을 준비한다는 건, 참 이상한 경험이었다.
창밖엔 눈이 쌓여 있고, 몸은 두꺼운 외투로 둘러싸고 있었지만 머릿속엔 초록빛 초원과 눈부신 호수가 펼쳐진다.
여행은 아직 멀었지만, 내 안에선 이미 그 길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기다림 자체가 여행의 일부처럼.

2025년 여름, 드디어 그 길 위에 서다

드디어 내일이면 출발이다.
6월초부터 조금씩 떠날 준비를 해왔다.
캐리어에는 트레킹화를 포함한 모든 준비물로 차곡차곡 채우고,
마음속에는 ‘느리게 걷는 시간’에 대한 기대를 채운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준비 과정을 거치다 보니 왠지 이제는 잘 알고 있던 곳처럼 느껴지는 곳.
돌로미티.
그 여름의 이름을 곧, 내 삶의 한 문장으로 남기게 될 것이다.

숙소

첫번째 숙소 : Rotkäppchen Schlosshof, 6월23일~6월28일

대한항공
2025.06.22 ICN 13:40 → MXP 20:00
2025.07.07 MXP 22:00 → ICN 07.08 16:45

트레킹 중심 자동차 여행
경로: Milan → Bolzano → Cortina d’Ampezzo → Conegliano → Milan

참고 자료:
《이탈리아 돌로미티 자동차여행》이정운 | 유페이퍼- 도서관 전자책으로 대출
   (책소개 : https://naver.me/FY3JL7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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