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성질은 강요되지 않는다…”

2025년 07월 19일

“The quality of mercy is not strained.
It droppeth as the gentle rain from heaven upon the place beneath:
it is twice blest;
It blesseth him that gives and him that takes.”
– William Shakespeare, The Merchant of Venice (Act IV, Scene I)

자비는 강요되지 않는다.
하늘에서 땅 위로 부드럽게 내리는 단비처럼 떨어지니,
그것은 두 번 축복받은 것이며,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모두를 축복한다.
– 윌리엄 세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4막 1장)

이 명언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 (The Merchant of Venice) 제4막 제1장에서 포샤(Porcia)의 대사로 등장한다.

이 대사는 법정 장면에서, 포샤가 법률과 정의보다 자비의 가치를 강조하며 한 말이다. “자비는 강요되지 않는다”는 구절은 자비란 본질적으로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억지로 베풀게 되는 순간 그것은 자비가 아니라 거래나 의무가 된다. 이어지는 비유 — “하늘에서 부드럽게 떨어지는 단비처럼” — 는 자비가 자연스럽고 고요하며, 그러나 대지에 생명을 주듯 실질적인 힘을 가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두 구절은 자비가 이중의 축복이라는 것을 말한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고귀한 인격을 갖추게 되고, 그것을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는다. 서로를 인간답게 만드는 행위가 바로 자비라는 의미다.

오늘날 이 구절은 윤리와 정의, 인간 관계, 사회적 책임에 대한 깊은 성찰로도 읽힌다. 특히 법이나 제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 예컨대 사회적 갈등, 용서, 회복적 정의 — 에 대해 자비와 공감의 역할을 떠올리게 한다. 공정함을 강조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도, 자비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관계와 공동체를 위한 필수적인 태도임을 환기시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비는 일방향이 아니라 상호적인 축복이라는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주는 사람이 더 큰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서로가 인간으로서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으로서 자비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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