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헛되이…”

“Nature does nothing in vain.”
– Aristotle
“자연은 헛되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 아리스토텔레스

이 말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기원전 384~322)가 남긴 사상 중 하나다. 그는 플라톤의 제자이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스승이었으며, 논리학·형이상학·윤리학·자연과학·정치학 등 방대한 분야를 연구했다. 『형이상학』, 『니코마코스 윤리학』, 『자연학』 등에서 그는 세계의 질서와 원리를 탐구하며, 자연이 목적론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장은 특히 그의 자연철학과 목적론적 세계관을 잘 보여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 속 모든 사물과 현상이 목적과 기능을 지닌다고 보았다. 꽃이 피고 지는 시기, 강이 흐르는 경로, 동물의 생태적 습성 모두가 우연이 아니라 내재된 이유와 목적을 따른다는 것이다. 여기서 ‘헛되이’란, 아무런 의미나 결과 없이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자연의 모든 과정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으며, 이는 인간이 쉽게 간과하는 ‘필연성’을 함축한다.
오늘날 이 말은 환경과 생태계 보전의 가치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늪지대의 모기는 귀찮은 존재처럼 보이지만, 조류와 어류의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안의 잘피밭은 개발로 쉽게 사라지지만, 바다 생물의 산란과 서식에 필수적이다.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 실은 생태계 전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필수 요소라는 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통찰은 여전히 유효하다.
결국 이 문장은 인간 중심의 효용만으로 세상을 재단하는 태도를 경계하고, 보이지 않는 질서와 상호의존의 가치를 인식하라는 권유다. 자연은 결코 낭비하지 않으며, 우리가 그것을 깨닫는 순간, 보존과 존중의 이유가 더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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