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8일 새벽, 달이 하늘에서 가장 극적인 장관을 펼친다. 이번 현상은 개기월식이며, 보름달이 동시에 슈퍼문이 되는 드문 순간이다. 달은 평소보다 크고 밝게 보이며 붉게 물든다. 흔히 ‘블러드 슈퍼문(Blood Supermoon)’이라 불리는 현상이다.
관측 가능한 지역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서호주다. 이 지역에서는 월식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유럽, 아프리카, 동호주, 뉴질랜드에서도 개기월식을 관측할 수 있지만, 모든 단계는 보이지 않는다. 북미 대부분 지역에서는 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이 지평선 아래에 있지만, 알래스카 서부에서는 낮게 걸린 부분월식을 볼 수 있다.

월식의 시간(한국 시간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부분월식 시작: 9월 8일 01:26 KST
- 개기월식 시작: 9월 8일 02:30 KST
- 최대월식: 9월 8일 03:11 KST
- 개기월식 종료: 9월 8일 03:53 KST
- 월식종료 (달이 지구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남) : 9월 8일 05:55 KST
달은 총 82분 동안 붉게 빛난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불타는 듯한 빛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달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달이 붉게 보이는 이유는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를 지날 때 대기를 통과한 햇빛이 굴절하기 때문이다. 푸른 빛은 산란되고, 붉은 빛은 지구 그림자 안쪽으로 휘어 들어가 달을 붉은 구리빛, 녹슨 색, 진홍빛으로 물들인다. 여기에 달이 지구에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뜨는 슈퍼문 현상이 겹쳐, 달은 더 크게, 더 밝게, 더 극적으로 보인다.
9월의 보름달은 전통적으로 ‘콘문(Corn Moon)’이라 불린다. 수확철과 관련된 이름이다. 그러나 올해는 전통과 장관이 겹친다. 들판을 밝히는 달이 아니라 하늘에서 붉게 빛나는 ‘콘문이 블러드 슈퍼문으로 변하는’ 특별한 순간이 된다. 평생 한 번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장면이다.
관측 방법은 간단하다. 맨눈으로도 충분하다. 맑은 하늘 아래에서 눈을 적응시키면 토성도 물병자리 근처에서 빛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담요를 펴고 친구들과 함께 밤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하늘이 우리 일정을 맞추어 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2025년 9월 8일 새벽만큼은 그 자체로 놓치기 아까운 공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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