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iver cuts through rock, not because of its power, but because of its persistence.”
– Ovid
“강은 힘으로 바위를 뚫지 않는다. 끈기로 뚫는다.”
– 오비드
이 문장은 고대 로마의 시인 오비드(Ovid, 본명: Publius Ovidius Naso, 기원전 43년~서기 17년)의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인용된 문장은 아니다. 후대에 오비드의 사상을 빌려 전해진 격언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는 오비드의 원문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의 시적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해진 인용구에 가깝다. 즉, 오비드의 저작에서 그대로 발견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 말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언제나 거대한 폭발이나 압도적인 힘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바위를 무너뜨리는 것은 순간적인 폭풍우가 아니라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이다. 끈기는 작은 물방울처럼 조용하지만, 결국 돌을 깎고 길을 낸다. 이 문장은 삶에서 가장 단단해 보이는 눈 앞의 벽조차, 시간을 두고 인내하며 이어가는 노력 앞에서는 흔들릴 수 있음을 은유한다.
살다 보면 누군가의 말이나 태도 때문에 쉽게 상처를 받는다. 그 순간은 날카로운 돌과 부딪힌 듯 아프지만, 마음을 지탱하는 것은 결국 ‘계속 나아가는 힘’이다. 강물이 포기하지 않고 자기 갈길을 따라 흐르듯, 마음속 작은 끈기 또한 우리를 살린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와 화해도 단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되는 작은 진심과 다정이 서로의 마음을 깎아내어, 마침내 단단한 벽을 허문다.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소설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에서 장발장(Jean Valjean)은 감옥에서 무려 19년 동안 쇠사슬에 묶여 고된 노동을 견딘다. 그러나 그는 끊임없는 시간 속에서 자신을 단련하고, 주교 미리엘(Monseigneur Myriel)을 만난 후 삶을 바꾸어 낸다. 폭발적인 한순간이 아니라, 인내와 반복된 선택이 장발장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 과정이야말로 바위를 뚫는 강물의 길과 닮아 있다.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