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seldom happens that any felicity comes so pure as not to be tempered and allayed by some mixture of sorrow.”
– Miguel de Cervantes, “Don Quixote”
“어떤 행복도 슬픔의 한 조각 없이 완전히 맑게 도착하는 일은 거의 없다.
기쁨은 늘 상실이나 아쉬움과 섞여, 스스로의 온도를 낮춘 채 우리 곁에 온다.”
–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이 문장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가 쓴 소설 『돈키호테(Don Quixote)』에 등장한다. 『돈키호테』는 1605년 1부, 1615년 2부가 출간된 작품이다. 기사적 영웅담을 풍자하는 서사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의 환상, 좌절, 존엄, 그리고 삶의 모순을 깊이 응시하는 문학이다. 이 문장은 작품 전반에 흐르는 정서, 즉 웃음과 비애가 동시에 존재하는 인간 조건을 압축해 보여준다.
이 문장은 행복을 이상적인 완성 상태로 상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행복은 불완전한 상태로 도착한다고 말한다. 기쁨은 언제나 시간의 그림자를 동반한다. 얻는 순간 잃을 가능성이 함께 태어난다. 그래서 행복은 날카롭지 않고, 지나치게 뜨겁지도 않다. 슬픔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세르반테스는 이 혼합 상태를 인간 삶의 자연스러운 리듬으로 본다. 완벽한 환희를 기대하는 순간, 인간은 현실과 충돌한다. 이 문장은 기대를 낮추라는 조언이 아니다.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제안에 가깝다.
기쁨이 찾아올 때, 마음 한쪽이 불안해지는 순간이 있다. 너무 좋으면 곧 끝날 것 같다는 예감 때문이다. 이 문장은 그 예감을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그 예감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기쁨에 섞인 슬픔은 결함이 아니라 증거다. 그만큼 진지하게 살아왔다는 증거다. 사랑이 깊을수록 이별이 무겁듯, 행복이 선명할수록 그 뒤편의 그림자도 또렷해진다. 슬픔이 섞이지 않은 기쁨은 얇다. 오래 남지 않는다. 슬픔이 섞인 기쁨은 무겁다. 그래서 천천히 가고, 오래 머문다. 이 문장은 행복을 붙잡으려 애쓰지 말라고 말한다. 대신 그 혼합된 감정의 온기를 조용히 받아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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