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들을 단지 즐겁게만…”

George Frideric Handel

“내가 그들을 단지 즐겁게만 했다면
유감이 될 것이다.
나는 그들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

“I should be sorry if I only entertained them,
I wish to make them better.”

 이 말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곡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e Frideric Handel)이 남긴 것이다. 1743년, 런던에서 그의 대표작인 오라토리오 《메시아(Messiah)》가 초연되었을 때의 일화에서 유래한다. 공연이 끝난 후, 키눌 백작(Lord Kinnoull)이 헨델에게 다가와 “음악이 참으로 훌륭했고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entertainment)을 주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에 대해 헨델은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이 문장으로 답했다. 그는 자신의 음악이 단순한 유희거리가 아닌, 인간의 영혼을 고양시키고 도덕적으로 더 나은 존재로 변화시키는 도구가 되기를 원했던 것이다.

예술이 지닌 진정한 힘은 찰나의 쾌락이 아니라 영혼을 흔드는 것에 있다. 헨델은 음악가로서 자신의 소명을 단순히 청중의 귀를 즐겁게 하는 광대 역할에 두지 않았다. 그는 음표 하나하나에 숭고한 정신을 담아, 그것을 듣는 이들의 가슴 속에 잠든 선한 의지를 깨우고자 했다.

우리는 종종 즐거움을 쫓아 무언가를 보고 듣는다. 하지만 진정한 걸작은 그 즐거움을 넘어선 곳에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그것은 마치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 퍼져나가는 파문처럼, 공연이 끝나고 불이 꺼진 뒤에도 우리 내면에 깊은 감동을 남긴다. 헨델은 자신의 음악이 사람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오만한 마음을 겸손하게 하며, 절망에 빠진 이에게 희망을 주는 ‘치유와 구원’의 매개체가 되길 바랐다.

단순히 “재미있었다”로 끝나는 경험은 증발해 버리지만,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경험은 우리 삶의 지층이 되어 단단히 쌓인다. 이 명언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사람에게 ‘나는 타인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는가’라는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이 내용과 관련된 명언은,

  •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음악은 모든 지혜와 철학보다 더 높은 계시이다.” (Music is a higher revelation than all wisdom and philosophy.)
  •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음악의 유일한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과 인간 영혼의 재창조여야 한다.” (The aim and final end of all music should be none other than the glory of God and the refreshment of the soul.)
  •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 “예술은 손으로 만든 공예품이 아니라, 예술가가 겪은 감정을 전달하여 다른 사람들도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Art is not a handicraft, it is the transmission of feeling the artist has experienced.)

또한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의 에세이 《예술이란 무엇인가(What Is Art?)》에서 쾌락만을 추구하는 예술을 비판하며, 진정한 예술은 사람들 사이에 형제애를 형성하고 도덕적으로 선한 감정을 감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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