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 여행 3일차

돌로미티 여행 3일차

돌로미티 여행 2일차

돌로미티 여행 2일차

돌로미티 여행 1일차

돌로미티 여행 1일차

밀라노로 향하는 긴 하루의 시작

아침 7시 30분, 창밖에 햇살이 막 퍼지기 시작할 즈음, 우리는 서둘러 집을 나섰다. 그런데 아내가 휴대폰을 충전기에 꽂아둔 채 나왔다는 걸 알아차린 건 하남시청역으로 향하던 길목에서였다. 나는 무거운 두개의 캐리어를 끌고 지하철역으로 향하고 아내는 혼자 다시 집으로 달려갔다. 결국 예정했던 지하철을 놓치고 말았다. 다행히도 공덕역에서는 계획했던 공항철도 열차를 무사히 탈 수 있었다. 출발부터 약간의 소동이 있었지만, 여행의 첫걸음은 그렇게 어설프면서도 분주하게 시작됐다.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는 이번 여행을 함께할 일행들과 만났다.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 반가운 인사를 나눈 뒤 출국 수속을 마쳤다. 오후 1시 40분, 드디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해프닝이 있었다. 내가 좌석을 잘못 앉은 탓에 세 명의 다른 승객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른 자리에 앉게되었다. 다행히 이륙 전에 잘못을 알아차리고 제자리를 찾아 무사히 출발.

14시간 가까운 긴 비행 끝에 밀라노에 도착했다. 저녁 9시의 말라노는 해가 저물기 직전이였고 기온은 30도로 무척 더웠다.

입국 심사 줄은 생각보다 길었고, 1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다. 공항 밖으로 나와 Hertz에서 렌터카를 픽업해 첫날 밤을 보낼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조용한 외곽에 있었고, 초여름 밤의 공기는 공항보다 선선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소소한 난관. 문이 열리지 않았다. 우리 손에 쥐어진 열쇠는 이 문에 맞지 않았고, 당황스러운 침묵 끝에 J형이 미리 전달받았던 키박스 번호를 기억해냈다. 덕분에 문은 열렸고, 우리는 무사히 숙소에 입실했다.

짐을 내려놓자마자 J형과 나는 근처 까르푸에 들렀다. 물과 음료, 그리고 다음날 아침을 위한 빵과 과일을 몇 가지 담았다. J형은 비행기 안에서부터 기대하던 시원한 맥주를 찾아다녔으나 맥주는 보이지 않았고 겨우 구석 냉장고에 있던 살짝 언 진저맥주 두 병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그런데 계산대 직원이 고개를 저었다. 처음엔 우리를 미성년자로 착각했나 했지만, 알고 보니 밤 10시 이후에는 술 판매가 금지되어 있었다. 매장안에 맥주를 찾기어려웠던 이유를 이런 규정의 차이에서 비롯된, 조금은 우스운 착각이었다.

숙소로 돌아와 하루의 짐을 풀고, 각자의 방으로 흩어져 첫날 밤을 맞이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밀라노의 공기 속엔 낯선 기대감이 은근히 깃들어 있었다. 그렇게, 우리 여행의 첫날이 조용히 지나갔다.

돌로미티 여행 프롤로그

돌로미티 여행 프롤로그

2024년 12월, 여름의 계획이 시작됐다

2024년 12월이 막 시작된 어느 날이었다. 연말 특유의 바쁜 기운에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느닷없이 J형에게서 제안을 받았다. “우리 여름에 돌로미티 갈래?”
그렇게 뜬금없이 던져진 한 문장이, 올여름 내 마음을 꽉 채울 계획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그냥 넘길 법도 했지만, 이상하게 그날은 망설임이 없었다. “좋아요. 가죠.”
결정은 놀랄 만큼 빨랐고, 우리는 12월이 가기도 전에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왕복 항공권을 예약했다.
2025년 6월 22일 출발해서 7월 8일 돌아오는 여정.
6월의 북이탈리아는, 계절로는 ‘여름’이지만 아직 신선한 공기와 쨍한 초록이 공존하는 시간이라 들었다.
그림 같은 산맥과 호수, 목초지와 구름이 어우러지는 곳. 돌로미티.

돌로미티? 왜 그곳이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처음부터 ‘돌로미티’라는 이름이 익숙했던 건 아니다.
알프스라고 하면 스위스를 먼저 떠올리던 나에게, 돌로미티는 조금은 낯선 곳이었다.
하지만 J형의 설명과 함께 소개해준 한 권의 전자책 – 《이탈리아 돌로미티 자동차 여행》 (이정운 저, 유페이퍼) – 을 읽는 순간, 그곳이 어떤 장소인지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석회암 봉우리들이 솟아 있는 독특한 지형, 그리고 그 사이로 아늑하게 놓인 작은 마을들.
계절에 따라 그 표정이 달라진다는 이야기.
무엇보다 고산지대에 깔린 야생화의 절정이 6월이고, ‘걷고, 머물고, 바라보는’ 여행이 가능한 곳이라는 점이 나를 사로잡았다.

우리는 밀라노에서 볼차노(Bolzano)와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를 거쳐, 와인으로 유명한 코넬리아노(Conegliano)까지 자동차로 이동하며 트레킹과 드라이브를 함께 즐기기로 했다.
지도 위의 그 점들이 이제 내 여름의 방향이 되었다.

여행 준비, 그 설렘의 시작

항공권을 끊고 나니, 하나둘씩 여행의 윤곽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어떤 숙소를 잡을지, 어떤 트레킹 코스를 걸을지, 어느 날은 느긋하게 와인을 마시며 풍경을 바라볼지…
그런 사소한 상상을 3월 즈음부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한겨울에 여름 여행을 준비한다는 건, 참 이상한 경험이었다.
창밖엔 눈이 쌓여 있고, 몸은 두꺼운 외투로 둘러싸고 있었지만 머릿속엔 초록빛 초원과 눈부신 호수가 펼쳐진다.
여행은 아직 멀었지만, 내 안에선 이미 그 길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기다림 자체가 여행의 일부처럼.

2025년 여름, 드디어 그 길 위에 서다

드디어 내일이면 출발이다.
6월초부터 조금씩 떠날 준비를 해왔다.
캐리어에는 트레킹화를 포함한 모든 준비물로 차곡차곡 채우고,
마음속에는 ‘느리게 걷는 시간’에 대한 기대를 채운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준비 과정을 거치다 보니 왠지 이제는 잘 알고 있던 곳처럼 느껴지는 곳.
돌로미티.
그 여름의 이름을 곧, 내 삶의 한 문장으로 남기게 될 것이다.

숙소

첫번째 숙소 : Rotkäppchen Schlosshof, 6월23일~6월28일

대한항공
2025.06.22 ICN 13:40 → MXP 20:00
2025.07.07 MXP 22:00 → ICN 07.08 16:45

트레킹 중심 자동차 여행
경로: Milan → Bolzano → Cortina d’Ampezzo → Conegliano → Milan

참고 자료:
《이탈리아 돌로미티 자동차여행》이정운 | 유페이퍼- 도서관 전자책으로 대출
   (책소개 : https://naver.me/FY3JL7b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