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것만으로는…”

“It is not enough to speak, but to speak true.”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올바르게 말해야 한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여름 밤의 꿈, 

5막 1장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은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기묘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무대로 인간의 욕망, 사랑, 혼란을 유쾌하게 풀어낸 대표적인 낭만 희극이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장면에 해당하는 5막 1장에서는 극 중극(performance within a performance) 형식으로 또 다른 연극이 상연되며, 언어와 표현에 대한 풍자가 절정을 이룬다.

바로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문장이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올바르게 말해야 한다(It is not enough to speak, but to speak true)”이다. 이 말은 단순히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말이 진실하고 의미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진실되지 못한 말, 목적 없는 언사는 오히려 침묵보다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셰익스피어는 우회적으로 지적한다.

당대의 관객에게는 극 중극의 과장된 대사와 어설픈 표현을 통해 웃음을 주었지만, 오늘날 이 문장은 그 자체로도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을 주고받지만, 그중 얼마나 ‘참되게’ 말하고 있는가를 되묻게 한다. 진실이 왜곡되기 쉬운 현대사회에서 이 문장은 여전히 유효한 윤리적 지침이자, 의사소통의 본질을 되새기게 하는 고전적 경구로 남아 있다.

셰익스피어는 희극 속 익살스러운 장면조차도 진지한 성찰을 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가 남긴 이 한 줄의 문장은, 언어의 책임과 진실한 표현의 가치를 시대를 초월해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