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그늘 아래에서…”

2026년 02월 21일

정의의 색채를 입은 폭정

"Il n’y a point de plus cruelle tyrannie que celle que l’on exerce à l’ombre des lois et avec les couleurs de la justice"
- Montesquieu -
"법의 그늘 아래에서, 정의라는 색채를 입히고 행해지는 폭정보다 더 잔인한 폭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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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늘한 통찰은 프랑스의 정치 사상가이자 법학자인 몽테스키외(Charles-Louis de Secondat, Baron de Montesquieu)가 그의 저서 '로마인의 성쇠 원인론'(Considérations sur les causes de la grandeur des Romains et de leur décadence)에서 남긴 문장이다. 그는 권력의 분립을 외쳤던 이성주의자답게, 권력이 어떻게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타락하는지를 예리하게 포착해냈다.

이 문장은 법이라는 고결한 그릇에 독을 담는 행위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국가가 정해진 절차와 법전의 문구를 방패 삼아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때, 그 폭력은 저항할 명분조차 빼앗아 가기에 가장 잔인한 형태를 띤다. 마치 맑은 호수 아래 도사린 소용돌이처럼, 겉으로는 평온한 정의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그 속에는 권력의 자의적인 욕망이 숨어 있는 셈이다. 법이 약자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아니라 강자가 휘두르는 세련된 흉기가 될 때, 사회의 도덕적 근간은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린다.

바록 모든 법은 시대의 한계와 통치자의 의지가 반영된 산물이기에, 완벽하게 가치 중립적인 법이란 존재하기 어렵지만 법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며, 우리가 법의 문구 뒤에 숨은 권력의 눈빛을 살피지 않을 때 법은 언제든 차가운 감옥이 될 수 있다. 진정한 정의는 법전의 활자가 아니라 그 법을 운용하는 인간의 양심과 깨어 있는 시민의 감시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을 이 문장은 시적인 비유로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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