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목련꽃이 필 때면 찾아오겠다는 그 약속 하나가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것 같다. 하얀 신작로를 타박타박 걸어온다는 표현에서는 정겨운 발소리와 함께 설레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개울을 건너고 산굽이를 돌아 개암나무 냄새를 맡으며 오겠다는 구체적인 여정은 기다림을 더욱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만든다. 작가는 목련의 순백색 이미지와 까만 눈동자의 대비를 통해 그리움의 깊이를 선명하게 부각했다. 만나기 전부터 눈물이 넘친다는 대목은 그만큼 재회가 간절했음을 보여준다. 비록 마지막에 마주한 것이 '빈 하늘 하나'일지라도, 그것은 단순한 허무함보다는 목련 꽃그림자 속에 담긴 숭고한 기다림의 결정체처럼 느껴진다. 봄의 한가운데서 순수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행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깨닫게 된다. 맑고 깨끗한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마음이 따뜻하고 차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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