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기의 법관이자 작가, 그리고 철학자였던 조제프 드 메스트르(Joseph de Maistre, 1753-1831)가 남긴 이 문장은 우리가 삶의 난관을 마주할 때 놓치기 쉬운 본질적인 통찰을 담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보다 문제를 정의하는 안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그는 혁명기 유럽의 혼란 속에서 질서와 권위,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해 깊이 고찰했던 인물이다. 이 말은 대중적으로 그의 지혜를 상징하는 격언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흔히 답을 찾지 못해 방황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질문이 잘못되었기에 길을 잃는 경우가 많다. 짙은 안개 속에서 등불을 켜는 것(해결)보다, 우리가 지금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지도를 펼치는 것(문제 정의)이 더 고차원적인 지혜를 요구한다. 마치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무작정 잡아당기기보다, 어디가 매듭의 시작인지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과 같다.
이와 같은 개념으로, 미국의 발명가이자 엔지니어인 찰스 케터링(Charles F. Kettering, 1876–1958)은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는 것은 그 문제를 절반 이상 해결한 것과 같다.”라고 했으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나에게 한 시간을 주고 세상을 구하라고 한다면, 나는 55분 동안 문제를 정의하고 5분 동안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라고 했다.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경영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한다. 17개국 91개 민간 및 공공 부문 기업의 최고 경영진 1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5%가 조직의 문제 진단 능력이 부족하다는 데 강력히 동의하거나 동의했으며, 87%는 이러한 결함이 상당한 비용을 초래한다는 데 강력히 동의하거나 동의했다. 이 문제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았다. 그리고 행동 지향적인 성향에 사로잡힌 경영진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서둘러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7년 1-2월호)
현대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기업의 실패가 잘못된 답을 내놓아서가 아니라, 잘못된 질문에 답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된 실사례로, 1960년대 미국의 한 호텔이 ‘느린 엘리트베이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기계를 교체하는 대신, 엘리베이터 옆에 ‘거울’을 설치하여 고객들의 지루함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한 사례가 유명하다.
다만 이 문장을 과도하게 신봉할 경우, ‘실천 없는 사유’에 빠질 위험이 있다. 문제를 완벽하게 정의하려는 강박에 사로잡혀 정작 실행해야 할 시기를 놓치는 ‘분석의 마비’ 상태를 경계해야 한다. 때로는 불완전한 질문 속에서도 발을 내디디며 문제를 수정해 나가는 현장성이 필요할 때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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