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과 돌
오규원
어제 밤하늘에 가서 별이 되어 반짝이다가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온 돌들이
늦은 아침잠에 단단하게 들어 있네
봄날 하고도 발끝마다
따스한 햇볕 묻어나는 아침
따스한 봄 볕이 발등을 간지럽히는 나른한 봄날 아침의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시다.
어제저녁 밤하늘에서 별이 되어 신나게 놀다 돌아왔다는 발상은 마치 어린아이의 순수한 상상력을 엿보는 것 같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딱딱하고 무거운 돌덩이가 사실은 밤새 반짝이느라 피곤해서 늦잠을 자고 있다는 설정이 무척이나 다정하고 귀엽다.
작가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길가의 돌멩이 하나에도 생명력과 서사를 부여했다. 늦은 아침까지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돌들의 모습은 평화로운 봄날의 정취를 한껏 끌어올린다. 차가운 돌이 햇살을 머금고 온기를 품어가는 과정을 '아침잠에 단단하게 들어 있다'고 표현했다.
세상의 모든 존재가 저마다의 속도로 봄을 만끽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풍경을 마법 같은 순간으로 바꾸어 놓는 이 시 덕분에, 오늘 내 발끝에 채이는 작은 돌 하나도 허투루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참 기분 좋은 아침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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