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날엔
정유찬 시인의 "살아있는 날엔"을 읽으니 사랑을 단순히 감정의 영역에 두지 않고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문제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시인은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 것을 '환상'이라 단언하며, 우리에게 왜 지금 당장 마음을 꺼내 보여야 하는지 강한 어조로 설득하고 있다. 특히 숨을 쉬지 않는 사람이나 불지 않는 바람을 예로 든 비유는 매우 강렬하다. 존재의 본질이 곧 움직임이듯, 사랑의 본질 또한 밖으로 흘러나오는 표현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표현되지 못한 감정이 결국 아쉬운 아픔이 되고, 행동 없는 생각이 망상이 된다는 경고는 가벼운 위로를 넘어선 묵직한 조언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시의 매력은 그런 단호함 끝에 "마음껏 울고 또 웃자"라는 따뜻한 격려를 배치했다는 점에 있다. 우리에게 억눌린 감정의 빗장을 풀고 생동감 있게 살아가라고 등을 떠밀어주는 시인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사랑의 표현이 왜 선택이 아닌 필수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참 고마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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