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이 시를 처음 만나 첫 문단을 읽을 때 바로 눈물이 쏟아졌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냥 지나온 삶에 대한 회한, 지금 순간의 기쁨, 앞으로 마주할 날들에 대한 기대가 떠오르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직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진 못했다. 내 인생에 언젠가 기회가 주어지고 내 체력이 허락한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경험하고 싶은 곳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희망은 이 시가 주는 감동과는 관련이 없다. 이 시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표현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결국 어디론가를 향해 끊임없이 걸어가는 긴 여행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간혹 발밑의 길이 사라지고 위태로워 보이는 순간조차 실은 나를 단단히 지지해주고 있는, 원래부터 거기에 길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출발할때는 눈부신 황금빛 종착지나 사람들의 열렬한 환호를 기대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친 산길을 넘고 발바닥이 부르트며 깨닫는 진실은 화려한 목표가 아니다.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맨 보물은 먼 곳의 화려한 도시가 아니라,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내 안에 가득 차 있던 소박한 마음과 자기 자신이었다.
땀으로 젖은 옷, 부르튼 발과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밤마다 무사히 도착하길 기도하며 걷는 동안, 길은 우리에게 거창한 목표 대신 따스한 자아 성찰과 새로운 주위의 풍광으로 위로한다.
끝없이 펼쳐진 길 위에서 '나'라는 경이로운 존재를 발견해 나가는 이 힘들고 경이로운 여정이 내 인생임을 깨닫게 하는 노래인 것 같다.
특별한 날, 10월10일에 다시 한번 읽어본다. 그날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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